아이알티코리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실화재만 판별하는 불꽃감지기를 개발했다. 초경량·초소형·고신뢰 불꽃감지기를 바탕으로 일반감지기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2013년 설립한 아이알티코리아는 적외선 3파장 디지털 불꽃감지기가 주력이다. 불꽃에서 방사되는 파장 3.9~4.9㎛ 이하 적외선(IR) 대역에서 서로 다른 파장 특성을 감지해 화재 발생 여부 등을 알려준다.
일반 건물 천장에 부착된 화재경보기는 저가 열감지기나 연기감지기가 주를 이룬다. 짧은 감지범위로 인해 화재가 상당 부분 진척되고 나서야 경보기가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열감지기의 평균 화재 감지시간은 4분이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경보기가 오작동해 감지기 전원을 차단하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
이에 비해 아이알티코리아 디지털 불꽃감지기는 수초 만에 화재 발생을 감지한다. 불꽃에서 방사되는 적외선을 감지기가 포착하기 때문이다. 연기에 산란돼 감지기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는 자외선(UV) 기반 불꽃감지기와 달리 오작동 가능성도 거의 없다.
유정무 아이알티코리아 대표는 초소형·초경량화를 제품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아이알티코리아는 적외선 센서에 최적화된 디지털 회로를 적용해 인쇄회로기판(PCB) 크기를 대폭 줄였다. 최신 표면실장기술(SMT)도 적용해 불꽃감지기 크기가 기존 제품 대비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IR센서에는 디지털 변환 회로와 비화재보(실제 화재가 아님에도 경보기가 작동하는 것) 배제 기술, 불꽃 인식 소프트웨어(SW)를 탑재했다.
유 대표는 “국내 불꽃감지기 최초로 디지털 적외선 센서를 적용해 화재 검출 정확도와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면서 “가격 역시 동급 감지기 대비 20% 수준으로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아이알티코리아는 문화재, 공공기관, 플랜트, 조선소 등 전국 1000여개 시설에 디지털 불꽃감지기 약 3만5000개를 공급했다. 국내 경쟁업체에 비해 10년 가량 시장진입이 늦었음에도 적외선 3파장 감지기 시장 점유율은 약 40%를 차지했다. 용접, 고열 작업 등으로 인해 화재 발생 위험이 상존하는 제조시설에는 고품질·고신뢰 기술력으로, 주변과 조화가 중요한 상업시설에는 소형·경량 디자인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 멕시코, 영국, 벨기에 등 12개 수출 성과도 달성했다.
유 대표는 “납득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길이 있다는 믿음으로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면서 “이제는 해외 유명기업이 아이알티코리아 기술을 눈으로 보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특허 12건, 국내외 형식승인·인증 8건을 취득했다.
아이알티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실화재 판별지능을 가진 AI불꽃탐지기를 개발했다. 주방 가스조리기, 용접, 화로 등 실제로 사용하는 불은 구별하고 실화재만 경보하기 위해서다. 화염에너지와 난방기구, 공정 작업 도구 등 실제 사용하는 불에 대해 센서가 거리·에너지 크기별 반응을 측정해 데이터베이스(DB) 100만건 이상 구축하고, AI 알고리즘을 통해 반복 학습해 화재 판별력을 대폭 향상했다. 디지털 적외선 감응 센서 역시 기존 제품 대비 두 배 늘린 6개를 내장했다.
유 대표는 “프레스, 용광로, 산소 용접 등 작업을 하는 현장은 불꽃감지기를 설치했지만 비화재보로 인해 많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실제 화재와 도구에서 발생하는 화염을 구분하는 기술로 화재예방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알티코리아는 초소형 AI불꽃탐지기로 열·연기 위주였던 일반 화재감지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아파트 등에 설치된 저가 일반 화재감지기는 연기가 천장까지 도달해야 작동하는 바람에 여전히 인명사고가 속출하는 실정이다. 넓은 감지범위와 빠른 감지시간 등을 자랑하는 AI불꽃탐지기로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토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디지털 불꽃감지기에 사물인터넷(IoT) 무선 전송기능을 탑재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즉시 소방서, 담당자 등에게 알려 화재진압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인명, 재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이알티코리아는 현재 발화 위치까지 정확하게 감지하는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고 시제품을 개발 중이다. 최대 감지거리 60m 중 보다 정확한 발화 지점을 찾아 보다 신속한 화재 진압이 가능하다.
아이알티코리아는 회사의 우수한 기술력과 가정 내 고성능 화재감지기 필요성 등을 널리 알리면서 일반건축물용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 대표는 “10년 이상 수명을 자랑하는 만큼 오히려 디지털 불꽃감지기의 경제성이 오히려 우수하다”면서 “정보기술(IT)과 연계한 화재예방 기술로 세계적인 화재감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유정무 아이알티코리아 대표 인터뷰
-회사 창업 계기는
▲재창업기업이다. 본래 중국에서 사업을 펼쳤지만 현지 사정으로 인해 사업을 접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근무 경력을 활용해 정보기술(IT) 분야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013년 성실히 사업한 이력이 확인되면 신용이 좋지 않거나 채무가 있더라도 정부 창업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업지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다시 창업할 수 있게 됐다.
-회사 성과는
▲자본금 100만원으로 간신히 창업했다. 창업 4년이 지난 2017년 한국발명진흥회는 아이알티코리아 특허기술과 사업 가치를 93억원으로 평가했다. 괄목할 성과다. 지난해 11월에는 불꽃감지기 누적 판매대수 3만5000대를 돌파했다. 오랜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디지털 센서를 활용한 초경량·초소형 불꽃감지기를 개발한 결과다. 최근에는
-이노비즈 인증으로 얻은 도움이 있다면
▲중소기업 입장에선 이노비즈 인증 자체가 기술혁신 중소기업이라는 증명서다. 고객사 신뢰를 얻고 사업을 개척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노비즈협회 사업으로 해외 시장 개척과 마케팅 활동도 지원받았다.
-사업에 어려움은 없는지
▲화재감지기가 우리 안전과 직결됨에도 여전히 가격이 구매 기준으로 작용한다. 열·연기 등 저가 일반 화재감지기는 화재 인지 시간이 늦고 정확도 한계로 화재로부터 우리 생명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다. 소중한 생명과 자산을 보호하는 화재감지기 중요성에 대해 시민에게 널리 알리려고 한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