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사업에 활용되는 인공지능(AI) 범위를 확대, '스토리테크'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웹툰업계 AI 어젠다를 선점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AI&데이터 조직 인력 규모가 100명에 육박했다. '웹툰 AI'는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도메인의 AI를 연구한다. 웹툰 채색·배경 생성과 자연어기반 검색, 음성 인식·합성에 번역까지 AI가 활용될 수 있는 총 영역을 망라한다.
네이버웹툰 웹툰 AI는 자동 채색 툴 'AI페인터', 불법 유통 복제물을 감시하는 '툰레이더' 등 AI 기술을 만들어 실제로 콘텐츠 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디어만 있어도 웹툰을 그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웹툰 AI 조직은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콘퍼런스 학술대회(CVPR)', 국제컴퓨터 비전학회(ICCV) 등 글로벌 학회에 꾸준히 연구 논문이 채택되는 등 기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24년 1월 4일 기준 네이버웹툰의 AI 관련 채택 논문 수는 30편이다.
네이버웹툰은 현재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챗봇 연구·개발, 이미지 생성AI 등을 활용한 일반 사용자 대상 프러덕트화 모델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 중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감원 폭풍이 불어 닥친 것과 반대로 AI 인력 충원은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새해 첫 조직 개편으로 'AI&데이터 전략실'을 신설했다. AI&데이터 전략실은 플랫폼 안에서 창작자와 독자, 아티스트와 유저를 연결할 AI 기술을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접목된 콘텐츠 창작 영역도 대비하고 있다.
AI 브랜드 '헬릭스'의 첫 번째 AI 서비스인 헬릭스 푸시는 독자의 열람 패턴과 애플리케이션(앱) 방문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시점에 독자가 좋아할 만한 작품을 알람으로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헬릭스'의 두 번째 서비스로 헬릭스 큐레이션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엔터는 컴퓨터 비전과 TTS·STT(Text to Speech·Speech to Text, 문자-음성 변환), NLP(자연어 처리) 분야 머신러닝 리서치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분석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엔지니어도 모집 중이다.
다만 업계는 AI 기술 고도화에 따른 독자들의 거부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독자 반발로 웹툰 업계의 생성형 AI 도입이 지연된 바 있다. 당시 네이버웹툰 신작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이 공개되자 독자들은 생성형 AI로 그린 티가 난다며 10점 만점에 1점에 가까운 낮은 별점을 주고, 온라인 보이콧 운동까지 벌였다. 생성형 AI에 대한 거부감 원인을 파악하고 해소하는 것이 업계 과제라는 분석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는 2021년 37억달러(약 4조6900억원)에서 2030년 561억달러(약 71조8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