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연이틀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의사를 강조했다. R&D는 '자녀의 교육'과 같다며 건전재정 유지를 하면서도 관련 예산은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5일 서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2024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제 임기 중에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R&D는 돈이 얼마가 들어가든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민생경제'를 주제로 새해 첫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도 R&D 예산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나눠먹기식 연구개발비' 카르텔을 지적하고, 정부가 '건전재정'을 이유로 관련 예산을 줄인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계는 이와 관련한 우려를 나타낸바 있다.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 기조라고 하는 것은 꼭 써야 할 때 반드시 쓰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R&D 예산 확대는) 집에서 돈을 아끼더라도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지출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라고 했다.
특히 “미래 세대 연구자들이 세계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R&D라고 하는 것은 사람 키우는 것”이라며 “이제 예산 문제는 정부에 맡겨 놓으시고 여러분은 세계 최고를 향해 마음껏 도전하시기 바란다”고 독려했다.
인공지능(AI)과 첨단바이오, 양자(퀀텀) 등 3대 게임체인저에 대해서도 “미래 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R&D 예산과 세제를 패키지로 묶어서 확실히 지원함으로써 양질의 고소득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민생을 살찌우고 전 후방 산업을 적극 육성할 것”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적인 연구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는 과감하게 부수겠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과학기술의 글로벌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실에 과학기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키로 하고 인선 중이라며 “대통령실의 과학기술수석실을 통해서 우리 과학기술인과도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행사에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장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및 ICT 대연합회 회원,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방송통신업계 종사자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 장소인 KIST에 대해 “1966년 박정희 대통령께서 과학 입국과 기술 자립의 비전을 품고 우리나라 산업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설립하신 곳”이라며 “미래를 바라보는 지도자와 또 도전하는 과학기술인들이 함께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