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한다. 갤럭시S24·갤럭시S24 플러스·갤럭시S24 울트라 3종으로 출시되는 신제품은 삼성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이자 올 한해 스마트폰 사업 향방을 좌우하는 전략 상품이다. 경기 회복은 올해도 불투명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2억6000만대 정도로 잡았다. 이 중 갤럭시S24 시리즈는 가장 많은 3500만대(울트라 1500만대)가 양산될 계획이다.
갤럭시S24 시리즈에는 국내외 소재부품 기업들이 참여,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디스플레이·카메라·반도체 등을 공급하며 최고 사양의 제품을 완성한다. S24의 혁신은 소재부품에서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전자신문은 갤럭시S24 시리즈의 특징과 기술적 변화를 소재부품 단계에서 분석했다.
갤럭시S24 시리즈에 들어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전작인 갤럭시S23 시리즈에서 큰 변화가 있다. 우선 갤럭시S24 모든 제품에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패널이 탑재된다. 이는 전작에서 울트라 모델만 LTPO를, 일반·플러스 모델에서 저온다결정실리콘(LTPS)를 채택해 차별화했던 것과는 달리 삼성전자가 변화를 꾀한 부분이다.
LTPO의 전 모델 채택은 LTPS보다 적은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하려는 취지다. 갤럭시S24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를 탑재할 예정이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적은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갤럭시S24 일반 모델 디스플레이는 6.16인치, 플러스 모델은 6.66인치로 전작 대비 각각 0.1인치, 0.05인치씩 커질 예정이다. 전체 모델에 최대 2600니트 밝기의 OLED 화면이 탑재될 전망이다. 모두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디스플레이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은 비에이치, 영풍전자, 인터플렉스가 납품한다. S펜을 지원하는 울트라 모델은 펜의 움직임을 인식해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는 디지타이저를 탑재한다. 이는 인터플렉스와 비에이치가 공급한다.
갤럭시S24 시리즈 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나 갤럭시Z5 시리즈와는 다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세트가 들어간다. 새로 채택된 재료세트의 명칭은 'M13'이다.
OLED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발광소재로 영상을 표현한다. 소재 조합에 따라 OLED 패널 성능과 수명이 결정된다. 이번 갤럭시S24 디스플레이, 즉 M13의 가장 큰 특징은 '밝은 화면'이다.
재료세트는 발광층과 보조층 소재로 구성된다. 발광층에서 도판트·호스트가 적(R)·녹(G)·청(B) 빛을 내면 프라임이 발광효율을 높인다. 정공수송층(HTL)이나 정공방어층(A-ETL) 등은 발광을 돕는 보조층 소재다.
M13에는 LG화학이 A-ETL 공급업체로 새로 진입했다. A-ETL은 청색 소자 밝기 효율을 높여주는 기능성 소재다. 수년간 솔루스첨단소재가 독점적으로 공급해왔지만 M13에서는 LG화학이 진입했다.
갤럭시S24에서는 머크가 G 프라임 단독 공급업체로 진입한 점도 눈길을 끈다. 프라임은 발광층과 HTL 사이에 증착해 음극에서 넘어온 전자가 발광층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소재다.
기존(M12)에는 덕산네오룩스와 머크가 G 프라임을 함께 공급했는데, M13에서는 덕산네오룩스가 빠졌다. 덕산네오룩스는 G 프라임을 제외하고 M12에서와 마찬가지로 R프라임과 HTL을 공급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M13부터 최종 고객사별로 재료를 새롭게 구성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전에는 삼성전자용과 애플용이 공통적으로 사용됐다면 이를 나누겠다는 것이다. 갤럭시S24에는 M13이, 아이폰16에는 M14라는 신규 재료가 탑재될 전망이다. OLED 소재는 업그레이드가 될 수록 밝기, 수명, 효율 등이 개선된다.
삼성전자가 새해 출시할 갤럭시S24 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는 후면에 5000만화소 5배줌 망원카메라가 탑재된다. 전작에 비해 화소수가 5배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기존 1000만화소 10배줌 망원카메라를 대체한 것으로, 이 카메라는 중국 써니옵티컬과 삼성전기가 납품한다.
써니옵티컬은 중국 최대 광학부품업체다. 2018년 출시한 갤럭시S9부터 삼성전자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이후 꾸준히 갤럭시S 시리즈 카메라를 담당하고 있다. 갤럭시S24 울트라 후면 12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도 써니옵티컬이 만든다.
나무가가 울트라 후면 카메라 공급사로 재진입한 점도 눈에 띤다. 나무가는 2014년부터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기 시작한 기업이다. 주로 전면 카메라를 만들었다. 전작 갤럭시S23 울트라에 전면 카메라만 공급했다. 이번에는 후면에 12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까지 납품하게 됐다.
울트라 모델 카메라 5개 가운데 삼성전기, 나무가, 엠씨넥스, 써니옵티컬이 각각 2개를, 삼성전자와 파트론은 각각 1개를 공급한다. 후면 메인 카메라인 2억화소 OIS 카메라는 삼성전기와 삼성전자(내작)가 맡았다. 광학 3배줌의 1000만화소 망원카메라는 엠씨넥스와 파트론이 만든다.
갤럭시S24의 일반·플러스 모델은 카메라 모듈 사양과 공급 업체가 같다. 전·후면 4개의 카메라 가운데 파워로직스가 5000만화소 메인 카메라를 제외한 3종을 공급한다. 메인카메라는 파트론과 삼성전기가 공급한다. 삼성전기와 캠시스는 각각 2종을, 파트론이 1종을 공급한다.
갤럭시S24 울트라는 갤럭시 시리즈 중 처음으로 프레임에 티타늄을 적용한다. 국내 메탈 케이스 업체로는 KH바텍이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플러스 모델은 기존과 같이 알루미늄이 사용된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은 퀄컴의 스냅드래곤8 Gen 3(3세대)과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400을 탑재한다. 울트라 모델은 전량 스냅드래곤8 Gen 3을, 일반·플러스 모델은 지역별로 두 가지 AP를 혼용한다. 한국과 유럽 제품에는 엑시노스 2400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 스냅드래곤 Gen 3는 AI 성능이 강화돼 스마트폰 자체에서 AI를 지원하는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