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헬스케어 기업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로 무장하고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 세계 최고 수준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 역량을 바탕으로 한 혁신 제품·서비스로 세계 최대 미국 시장에서 K-디지털 헬스케어 뿌리를 내리겠다는 포부다.
9일(현지시각) 개막하는 CES 2024에 참가하는 세라젬, 바디프랜드, 온택트헬스, 텐마인즈, 비알랩, 인바디 등 국내 헬스케어 기업은 이번 행사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총력을 기울인다.
국내 대표 안마의자 업체에서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 중인 세라젬과 바디프랜드는 올해 신제품을 CES 2024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다.
올해 처음 CES에 참가하는 세라젬은 약 100평 규모 전시공간에서 척추, 순환, 운동, 휴식, 영양, 멘탈, 뷰티 등 7개 케어 솔루션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몄다. 행사장에는 처음으로 리클라이너 기능을 추가한 척추 의료기기 '마스터 V9' '마스터 프라임'을 필두로 '파우제 M6' 등 2024년형 안마의자를 공개하고, 관람객이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혈액순환 등에 도움을 주는 전위음파체어 '셀트론' △다양한 의료기기를 모듈형으로 결합할 수 있는 '마스터 메디컬 베드' △헬스케어 통합 플랫폼 '홈 메디케어 플랫폼 △개인 맞춤형 위장질환 개선 의료기기 '밸런스워터' 등 안마의자를 넘어 종합 헬스케어 기업 도약을 위한 핵심 제품을 대거 들고 나왔다.
바디프랜드는 두 다리가 독립 구동해 코어 근육 스트레칭과 이완효과를 제공하는 특허기술 '로보틱스 테크놀로지'를 탑재한 '팬텀 네오'를 전면에 내세운다. 단순 설명을 넘어 고객이 직접 경험한 후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규모 체험존을 마련, '경험 마케팅'에 사활을 걸었다. 지압 중심의 미국 안마의자 시장에서 임상적 검증을 마친 의료기기임을 내세워 병원, 기업, 관공서 등 다양한 사이트를 공략할 계획이다.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온택트헬스는 CES 2024에서 '이동형 병원'의 첫 해외진출을 노린다. 버스 안에 가정의학과, 류마티스내과, 안과 등 주요 진료과목별 검사 장비를 탑재, 병원에 오지 않고도 진료와 처방이 가능한 솔루션이다. 국내에서는 부산시와 협약을 맺고 검증했으며, 올해 추가로 2~3개 지자체·기업과 논의 중이다.
이승아 온택트헬스 본부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의료 취약지역이나 바쁜 직장인 대상으로 이동형 병원 수요는 존재할 것”이라면서 “CES에서 다양한 고객과 만나 5G, IoT, AI 등 혁신 기술을 탑재한 이동형 병원 솔루션 홍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텐마인즈와 비알랩은 최근 떠오르는 수면케어 솔루션 시장을 겨냥해 혁신 제품을 선보인다. 텐마인즈는 사용자 코골이 패턴을 분석해 수면 질을 파악하고, 에어백이 내장된 특수 베개로 코골이를 완화하는 '모션필로우' 솔루션을 집중 홍보한다. 이 제품은 수면 중 코골이 파악과 수면 질 분석 기능을 고도화해 CES 2024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국내에 이어 올해 북미 등 해외 시장 공략까지 나선다.
비알랩은 AI 수면 브랜드 '벤자민'을 최초 공개한다. 핵심기술인 심박 동기화 기능이 적용된 매트리스를 통해 생체·수면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수면무호흡증이나 불면증 등 수면질환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AI수면 데이터 머신러닝 기술로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분석해 깊은 수면 강화, 심박 안정화, 입면시간 단축, 기억력 향상 등 수면 상태 전반을 개선하는 점을 적극 내세울 계획이다.
한림대학교기술지주자회사 뉴로이어즈는 자체 개발한 어지럼증 검사 소프트웨어(SW)를 공개한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가상현실(VR), AI 기반 어지럼증 개발 솔루션으로 출시와 동시에 40여개 의료기관이 사용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까지 진행 중인 상황에서 CES를 통해 글로벌 고객에게 기술력을 강조한다.
인바디는 올해 처음으로 하드웨어(HW)가 아닌 솔루션을 메인으로 내세워 글로벌 고객을 맞는다. 총 4개 테마존으로 구성한 전시장에는 퍼스널 트레이너를 위한 헬스케어 솔루션 'LB 트레이너', 임직원 건강관리·운동 챌린지 솔루션 'LB 코퍼레이트', 체성분 빅데이터 기반 리포트 솔루션 '인바디 리포트' 등이 전면에 나왔다.
누비랩도 지난해보다 기능을 강화한 AI 푸드 스캐너를 전시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자체 개발한 2D·3D 스태너를 이용해 음식을 스캔하면 자동으로 종류와 칼로리 등을 알려주는 솔루션이다. 올해는 작년과 비교해 스캔 기능과 AI 기반 레시피 추천 기능을 강화한데 이어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고객층을 학부모, 병원, 기업 등으로 확대했다.
고영곤 누비랩 마케팅 리더는 “스캐너와 케어 매니저 기능을 강화한 만큼 글로벌 공급을 위한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현재 미국, 유럽 내 대형 푸드 서비스업체와 공급을 논의하는 등 빠른 시간 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