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생성형 AI로 로봇 가능성 커져”...상용로봇사업 본격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로봇에 대한 가능성이 커졌다. 로봇이 급물살을 탈 것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모두를 위한 AI' 화두를 던진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이 다음 단계로 로봇을 정조준했다. CES 2024에서 깜짝 공개한 AI 컴패니언 '볼리'를 시작점으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로봇 등장을 예고했다.

한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온디바이스 AI 기기들이 가져올 일상의 변화와 AI 로봇사업으로 진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 부회장은 수많은 AI 기기들이 연결되었을 때 가능한 새로운 고객 경험 서비스의 큰 그림에서 볼리의 활용 사례는 너무 많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아울러 볼리는 학습이 계속될수록 시작 단계보다 더 똑똑해지고 발전이 빠를 것이라며 곧(17일)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될 스마트폰 갤럭시 신제품처럼 볼리에도 생성형 AI가 탑재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한종희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얼린 기자간담회에서 AI와 로봇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얼린 기자간담회에서 AI와 로봇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미 서비스 로봇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지난해 출시 시점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왔던 의료재활용 보행보조로봇 '봇핏'이 실버타운, 피트니스, 필라테스 등 B2B 비즈니스로 이미 판매가 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한 부회장은 “봇핏은 우선 B2B 비즈니스부터 시작해 성능과 개선점 등을 가다듬고, B2C로 확대하려고 한다. 곧 있으면 B2C용 봇핏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 부회장은 로봇 사업 관련 삼성전자가 오랜 기긴 체계적인 준비를 해왔음을 강조했다. 휴머노이드 형태의 지능형 로봇까지의 사업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 부회장은 '삼성로봇플랫폼(SRP)'이 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SRP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로봇 관련 연구개발해 온 AI 및 메카트로닉스 관련 기술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로봇청소기와 이번에 공개된 볼리의 자율 주행 기술에서부터 손(그리퍼), 팔, 다리 등 각 부문에 있어 기술을 준비한 것으로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해당 기능을 갖춘 로봇 출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로봇 상용화 시장에 발을 들였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봇핏은 이미 B2B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볼리는 아직 상용화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내 출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다양한 서비스로봇 플로토타입을 선보이긴 했지만, B2C 상용화 모델은 아직 없다.

한 부회장은 볼리와 같은 AI 서비스 로봇이 기능 고도화에 따른 디바이스 접근성 저하 문제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한 부회장은 “청각 장애가 있으신 분에게는 볼리가 바닥에 텍스트 화면을 비추는 방식으로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며 “어르신, 장애인들이 어려워하는 AI 기기에 대한 접근성 문제를 볼리가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성형 AI에 대해서는 향후 5년을 크게 바꿀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사용할수록 똑똑해지는 기술 특성상 5년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초개인화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거의 모든 회사가 생성형 AI를 언급하고, 모든 기술이 이를 적용하고 있는 만큼, 올해 하반기 정도면 AI가 식상한 키워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편, 한 부회장은 올해 삼성전자 디바이스 전략과 관련 AI를 기반으로 진일보한 'Connected Living'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TV를 중심으로 세탁기, 인덕션 등에 7인치 대형 컬러 스크린을 탑재한 가전들의 AI 허브 역할에 대해 주목했다.

이와 함께 개인 사생활 보호를 위한 AI 보안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스마트TV,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의 보안을 위해 블록체인 기반 보안솔루션인 '녹스 매트릭스'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 개인의 지문, 패스워드 등 민감한 정보는 '녹스 볼트'에 저장해 보호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술 제공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보안 플랫폼 녹스(Knox)와 함께 On-Device AI 구현을 통해 프라이버시, 개인정보 등을 엄격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미국=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