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3개월째 지속되는 가운데 가자지구 주민 100명 중 1명 이상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의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8일(현지시간) CNN은 팔레스타인 보건부를 인용해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후 이달 7일까지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가 최소 2만2835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인구 약 227만 명 중 1.06% 이상이 이번 전쟁으로 숨진 것이다. 부상자는 5만8416명으로 가자지구 인구 40명 중 1명 꼴이다.
이스라엘은 사망자 가운데 약 3분의 1인 8000여 명이 자신들이 제거하려 하는 하마스 무장세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체 사망자 중 여성과 어린이의 비중은 약 3분의 2에 달한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여성이 5300명, 어린이가 9000명 이상 숨졌다.
어린이의 사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생존한 어린이들의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해 전 세계의 모든 전쟁보다 가자지구 전쟁에서 더 많은 어린이가 숨졌고 살아남은 어린이들은 부모 중 한 명이나 모두를 잃었다”며 “가자지구 전쟁이 한 세대 전체를 고아로 만들었다”고 규탄했다.
앞서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자지구에서 매일 평균 1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한쪽 혹은 양쪽 다리를 잃고 있다고 밝혔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도 “앞으로 몇 주 안에 최소 1만명 이상의 5세 미만 아동들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CNN에 “모든 어린이의 죽음은 비극”이라면서도 ”우리는 이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한편,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의 85% 이상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됐다. 개전 초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북부 소개령으로 북부 주민 대다수가 중부 및 남부 지역으로 대피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이 일시 휴전이 종료된 지난달 초부터 피란민이 밀집한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 등 남부 지역에서마저 시가전을 본격화하면서 피란민 규모는 더욱 늘어났다. 주민들은 연이어 피란처를 잃고 떠돌고 있는 상황이다. 피란민이 밀집한 남부 지역에선 위생 시설 부족으로 전염병과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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