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 투자 통했다'…SK실트론, 獨 인피니언에 차세대 전력 반도체 웨이퍼 장기 공급

SK실트론CSS
SK실트론CSS

SK실트론이 자동차 반도체 세계 1위 인피니언에 실리콘카바이드(SiC·탄화규소) 웨이퍼를 공급한다. SiC 웨이퍼는 차세대 전력 반도체를 만드는 핵심 소재다. SK실트론은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1조원 이상을 들여 미국 듀폰에서 SiC 사업을 인수하고 투자를 강화해왔는데, 결실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SK실트론은 11일 미국 자회사 SK실트론CSS가 독일 반도체 제조사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와 SiC 웨이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구체적인 계약 금액과 기간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또 6인치(150㎜) SiC 웨이퍼를 우선 공급하고, 향후 8인치(200㎜) 제품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K실트론은 미국에 SiC 웨이퍼 메인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오번 지역에 SK실트론CSS 공장이 위치해 있다. 2020년 듀폰 SiC 웨이퍼 사업을 4억5000만달러(약 5931억원)에 인수하고 CSS를 설립했다.

SK실트론 SiC 웨이퍼
SK실트론 SiC 웨이퍼

SiC 웨이퍼는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으로 부상 중인 소재다. SiC 웨이퍼로 만든 전력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웨이퍼 기반 반도체 대비 전력효율이 뛰어나고 내구성이 높다.

전기차나 수소차, 태양광·풍력 발전 등은 고전압과 대전류, 고주파가 빈번한 환경이어서 SiC 반도체가 필요하다. 자동차, 에너지, 전기·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SiC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다.

SiC 웨이퍼는 기술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전 세계 소수 업체만 제조하고 있다. SK실트론CSS는 미국 울프스피드와 투식스에 이어 세계 3대 생산업체로 손꼽힌다.

인피니언은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대비, 소재 공급망 안정화 전략 차원에서 SK실트론CC와 계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피니언은 SiC 반도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세계 최대 8인치 SiC 반도체 생산공장 구축을 목표로 2028년까지 말레이시아 쿨림 공장 증설에 50억유로(약 7조2318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SK실트론도 8인치 SiC 웨이퍼를 개발 중으로, 최종 상용화가 되면 인피니언과의 협력 및 신설 공장 공급이 예상된다.

SK실트론은 SiC 반도체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고 그동안 이 사업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2020년 듀폰 SiC 웨이퍼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이듬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2026년까지 5년간 6억달러(7905억원)다. 6인치 SiC 웨이퍼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빠른 시일 내 8인치 SiC 웨이퍼 개발을 완료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SK실트론 SiC 웨이퍼 사업 일지
SK실트론 SiC 웨이퍼 사업 일지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