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이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영화, '용감한 시민'. 불의는 못 본 척, 성질은 없는 척, 주먹은 약한 척 살아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이 선을 넘어버린 안하무인 절대권력 '한수강'(이준영)의 악행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학교폭력, 갑질 등 시의성 있는 주제에 권선징악 메시지를 담아 시원한 액션 판타지로 풀어냈다.
낮에는 교사, 밤에는 가면 쓴 히어로로 활약한 사이다 캐릭터 '소시민'은 전도유망했던 복싱 선수로 “180도 하이킥”을 통해 빌런 '한수강'을 응징한다. 힘차게 다리를 찢어 올린 후, 원을 그리듯 내리는 발끝에 힘을 가득 실어 찍어 내리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 기술이다. 이 “180도 하이킥”의 엄청난 위력에도 과학 원리가 숨어있다.
180도 하이킥의 강력한 힘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다리를 드는 동작부터 살펴봐야 한다. 소시민이 다리를 정수리 위까지 번쩍 들어 올린 다음, 반원 궤적을 그리며 내릴 때 첫 번째 물리량이 발생한다. 바로 운동량이다. 운동량은 물체의 운동 정도를 나타내는 양으로, 그 크기는 물체의 질량과 속도의 곱으로 나타낸다.
그러나 악인을 발끝으로 가격하는 순간, 다리가 내려가는 속도는 변화하게 되며 시민의 운동량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운동량의 변화는 단순히 공중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존되어 악인에게 충격량으로 전달된다. 충격량은 어떤 물체에 일정한 시간 동안 어떠한 힘이 가해졌을 때 그 물체에 가해진 충격의 정도를 나타낸다. 그 크기는 물체에 작용한 힘인 충격력과 그 힘이 작용한 시간의 곱으로 계산한다.
충격량을 쉽게 설명하는 일상 속 예시로는 골프 스윙을 들 수 있다. 공에 가하는 힘인 충격력이 동일할 때, 충돌 시간이 늘어나면 충격량이 증가한다. 스윙을 길게 하면 공과 골프채가 충돌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때문에 충격량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정지 상태에 있던 공에 더욱 큰 운동량의 변화를 줄 수 있는 것. 이러한 원리로 골프 선수들은 공을 멀리 보내기 위해 스윙을 길게 한다.
골프에서의 긴 스윙과 같이, 180도 하이킥은 신체 부위로 만들 수 있는 가장 긴 궤적을 자랑한다. 고양이 탈을 쓰고 남자로 위장해도 의심받지 않을 정도의 시원한 키가 더해져 그 궤적은 더욱 길어진다. 때문에 같은 힘을 가하더라도 늘어난 충돌 시간으로 악인에게 큰 충격량을 전달할 수 있다. 즉 정의의 사도, 소시민의 통쾌한 한 방은 자신의 신체 조건과 과학을 조화롭게 이용해 나온 산물인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놀랍게도 우리 일상 속 가장 가까운 곳에 예시가 숨어있다. 바로 교통사고가 일어났을 때 터지는 에어백. 빨리 달리던 자동차가 갑작스럽게 충돌했을 때, 자동차와 동일한 속력으로 움직이던 우리의 몸도 운동량 변화를 겪게 된다. 충격량을 단 시간에 받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지겠지만, 에어백이 터져 사고자를 감싸면 충격량을 더욱 긴 시간으로 전달하게 돼 단위 시간당 사람이 차체와 부딪히며 받는 힘인 충격력을 감소시킨다.
한편, 타격감 넘치는 액션과 정의 구현으로 현실 공감 대리만족을 전하는 웨이브 오리지널 영화 '용감한 시민'은 오픈한지 3일 만에 12월 마지막 주 영화 장르 시청 시간과 시청 유저 1위에 등극했다. 답답한 현실에 날리는 통쾌한 180도 하이킥 참교육, '용감한 시민'은 현재 웨이브에서 독점 스트리밍 중이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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