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만 가서 투표할 가치가 있다. 비록 아파서 죽을 것 같더라도. 투표를 하고 죽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
강추위가 미국을 덮친 가운데 공화당 대선 경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주 코커스(caucus·당원대회)가 15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인구 약 320만의 아이오와주는 배정된 대의원 수가 공화 당 전체의 1.6%에 불과하지만, 경선이 치러지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가진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사업가 출신 비벡 라와스와미 등 공화당 후보들이 아이오와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다만 이 가운데 혹한의 날씨가 변수로 작용했다. 미국 전역에는 지난 주말부터 체감온도 영하 50도에 육박하는 맹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미국 국립 기상청(NWS)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1억명 이상에 한파 경보와 주의보, 경계령을 발령했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인디아놀라 연설에서 “비뚤어진 조 바이든으로부터 미국을 구하려면 내일 코커스로 나와야 한다. 집에 앉아 있을 수 없다. 투표를 하고 사망하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 상당수가 고령인 것을 고려하면, 지지자들이 추위로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당원대회는 온라인 및 우편 등 원격 투표가 불가능하다.
한편, NBC 뉴스와 아이오와 지역신문 디모인레지스터가 13일 발표한 코커스 전 최종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그 뒤를 헤일리 전 대사(20%), 디샌디스 지사(16%), 라마스와미 후보(8%)이 이었다.
이번 첫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반 득표에 성공해 '트럼프 대세론'을 조기에 굳힐 지, 헤일러 전 대사 등이 뒤집기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화당은 모든 주에서 대선 후보 경선을 끝낸 뒤 오는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 나선 민주당은 2월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시작으로 공식 경선을 시작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올해 11월 5일 열린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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