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해줘' 신현빈, '현실감성 되살린 손끝멜로 新장인'(인터뷰)[종합]

사진=유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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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 편안함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배우 신현빈이 정우성과의 클래식 멜로 '사랑한다고 말해줘' 열연과 함께, 배우이자 인간으로서의 성숙한 면모를 드러냈다.

1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지니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 히로인 신현빈과 만났다.



새 시리즈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1995년 일본 TBS 텔레비전으로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각본 키타카와 에리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의 소리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물이다.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제공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제공

신현빈은 극 중 정모은으로 분했다. 섬세한 대사처리와 어우러지는 자연스러운 수어, 그에 맞물린 담백한 표정은 차진우(정우성 분)와의 멜로라인을 더욱 감성적인 높이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또한 현실적인 세련감이 느껴지는 스타일링이 주는 비주얼 매력과 함께, 작품 전반의 인물과 함께 만들어가는 다양한 형태의 소통들은 배우이자 인간으로서의 성장측면들을 체감케하며 호평을 받았다.

신현빈은 인터뷰 동안 '슬기로운 의사생활', '재벌집 막내아들' 등에 이은 클래식 멜로에서의 새로운 활약과 함께, 자신의 연기성장도에 대한 겸손하지만 확실한 자세를 직접적으로 밝혔다.

-출연결정 배경?

▲별 말 없이도 소통이 되기도, 아무리 설명해도 잘 안통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에 궁금증을 느끼고 작품들 둘러보던 찰나, 제안을 받게 됐다.

수어와 음성언어라는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지만, 작품 한 회차를 저 혼자의 대사로 이끌어가는 등의 내용구성에 부담이 있었다.

그때문에 평소와 달리 결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걸렸다. 대본수정하는 기간을 더해 고민하다가 결국 작품을 택했다.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제공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제공

-눈빛과 수화만으로 감정을 끌어내기는 어렵지 않았는지?

▲초기에는 소리를 주고받지 않아서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촬영하다보니 그만큼 사람의 얼굴을 집중해서 바라보게 되면서 오는 감정교감은 더욱 깊고 빨랐던 것 같다.

나중에는 손을 마주잡고서도 한 손으로도 교감을 오가면서, 스킨십 이상의 교감들을 표현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물론 서로간의 다툼이 있을 때 서로가 마주하는 에너지의 폭이 존재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이해하는 폭은 더 넓었다. 그 모두 우성 선배가 잘 대해주셔서 그런 것 같다.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호평이 있었다. 의상포인트는?

▲의상팀과의 끝없는 피팅의 연속 덕분이다(웃음). 개인적으로 캐릭터와 장면에 맞는 의상을 입으려고 많이 따지는 편이다.

첫 등장과 마무리의 연결지점 등의 포인트부터, 집 안팎에서의 데이트, 알바를 하고 안할 때, 친구 조한(이재균 분)과 동생 모담(신재휘 분) 등과 마주할 때 등 장면마다 차림을 달리했다.

그러다보니 조한과 모담, 지유(박진주 분)등과 술을 마시는 신에서 저를 본 재휘배우가 '와 이런 거였구나'하고서 놀라더라(웃음).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제공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제공

-정우성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즐겁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촬영할 수 있게 이끌어주셨다. 사전에 작품협의도 많이했지만, 현장에서 상대배우를 편안하게 리드해주는 우성선배의 힘이 컸다.

그 덕분인지 가슴아프게 작품을 보시고, 유튜브 메이킹에서의 재기발랄함으로 슬픔을 치료하시는 색다른 모습들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있었던 것으로 안다. 정우성 만만세(웃음).

-작품 전반에서 수어가 점점 능숙해지면서도, 말을 계속 더하며 수어를 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이유가 있나?

▲외국어 학습과 비슷하다. 익숙한 말로 먼저 해석하면 말하기 쉬운 것처럼, 직접 음성언어로 말해놓고 수어를 따라가는 것이다. 실제 수어는 음성언어와 문장순서나 형식이 다르다.

진우와 그의 학생들, 기현의 아내 소희, 서경 등이 하는 농식 수어와 달리, 기현은 음성언어와 농식수어가 섞인 형태다. 저는 말하는 순서와 동일한 수어로, 수어화자들의 시선에서는 배워서 하는 수어라는 걸 알 수 있다.

흡사 초중급 정도의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실제 수어선생님과 익숙함의 정도를 조절하기도 하고, 좀 더 쉬운 단어로 대체하기도 했다.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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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와 최종화의 스타일링은 스카프와 버버리코트의 수미상관 구조를 이룬다. 의도성을 지닌 것인지?

▲맞다. 첫 회차에서 대본대사를 하면서 '이런 걸 하고 싶다'라고 했던 것이 연극화되고 그 주인공이 되는 것이 최종회차에서 펼쳐진다. 또한 극장에 찾아오고 막바지에 서로간에 인사를 나누는 신은 4부 엔딩의 것과 같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전반부는 진우의 세계로 모은이 들어가는 모습이라면, 후반부는 모은의 세계로 진우가 들어온다는 데 차이가 있다.

-극 중 모은은 단역배우부터 주연까지 단계별로 성장한다. 신인시절의 경험을 돌이켜볼 기회였을 듯 한데?

▲설마 저런 일이 있을까 싶으시겠지만, 제가 겪거나 친구들이 겪었던 현실적인 이야기다. 실제 극 중 모은의 극단이 연기하는 공연장은 제가 공연을 했던 경험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진우에게 대본을 건네는 신에 맞는 설정을 위해 과거 공연할 때의 대본을 찾아보니, 까맣게 될 정도로 열심히 한 흔적들이 남아있더라.

극 중 연극신처럼 무대울렁증이 있었던 때는 없다. 다만 상대배우가 대사 부분을 많이 건너뛰어서 애드리브로 수습한 적은 있다. 신현빈을 테마로 한 드라마의 주인공 시선이라면 이럴까 싶었다.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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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인간접점들이 많았던 모은, 그만큼 촬영간 에피소드들이 많았을 것 같다.

▲우선 카메오로서는 첫 장면, 제가 잘 웃지 못해서 잘리는 신에서 상대역으로 등장한 것이 김준한 배우다. 마침 제주도에 있었고, 정우성 선배가 함께한다는 점에서 즉각 참여했던 것으로 알고있다.

나름 비중있는 장면을 촬영하게 된 신에서는 지인인 최희서 배우에게 부탁했다. 극적인 부분을 살리기 위해 어려운 부탁을 했음에도 흔쾌히 함께해주어 감사하다.

그와 함께 에피소드가 많은 것은 수어다. 헷갈리는 언어들이 많았다. 대화와 고백, 대답 등은 양손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동시에 손을 움직이면 대답, 순차적으로 엇갈리면 대화 등 뜻이 달라진다.

그러한 실수를 모티브로 한 장면도 있지만, 촬영전 대본을 보면서 연습했던 것들이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나중에는 간단하게는 애드리브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진우의 옛날 집에서의 고백이나 헤어짐을 암시하는 답답하다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은 다양한 노력이 필요했을 듯 하다.

▲음성번역으로 문자화하는 어플로 시작되는 각각의 장면들은 CG없이 했다. 그렇기에 고백신에서는 정확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대사발음에 정말 신경썼다.

'답답해'라고 찍히는 것은 사실 우성선배 본인이 직접 말을 한 것이다(웃음). 실제로는 잠꼬대 수준의 가벼운 언어에는 인식이 안된다.

각 신들은 이후의 음악을 끄는 신과 연결해보면, 당시의 사정들과 함께 이해의 폭이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전개과정이 언어차원을 제외하고 보면 연인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라 볼 수 있다.

사진=유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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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베테랑 배우들과 거듭 호흡하고 있다. 배운 점이 있다면?

▲운좋게 그러한 기회들이 주어진 것 같다. 함께 호흡하면서 선배들이 어떻게 그렇게 명품배우로 존재할 수 있는지, 하나의 작품에 얼마나 마음을 다할 수 있는지 직접 느꼈다.

선배들이 뭔가 제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영향을 준 것처럼, 그러한 마음을 표현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신현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 편안함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또한 배우들이나 스태프 모두가 사랑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물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된 작품이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