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주가가 20만원선 밑으로 내려갔다. 리니지 시리즈 매출 하락과 신작 '쓰론앤리버티(TL)' 부진 영향으로 52주 연속 최저가를 경신하며 10여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증권사에서도 잇달아 비관적 전망을 내며 목표 주가를 하향했다.
17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일대비 6.25% 내려 앉으며 19만3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엔씨소프트 주당 가격이 2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종목 분석 보고서를 통해 엔씨소프트에 대해 '올해 저조한 매출 성장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내리고 목표주가는 34만원에서 21만원으로 낮췄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한 4314억원, 영업이익은 92.0% 감소한 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달 출시된 TL에 대해서는 낮은 강도의 비즈니스 모델(BM)이 적용됐으나 출시 직후 유저 트래픽이 빠르게 감소, 저조한 매출을 예상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사 차원에서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률은 개선될 수 있겠으나 저조한 매출 성장으로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도보다 95.9% 하락한 19억원으로 전망했다. TL 출시 영향으로 마케팅비가 전 분기 대비 늘었지만, 국내에서 기대 이하 흥행을 기록하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역시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는 4분기 실적전망을 냈다. 올해 구조조정 성과는 2025년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를 감지한 엔씨소프트도 지난해부터 경영 효율화 작업과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구조조정 전문가 박병무 공동대표를 영입했다. 올해 초에는 최고사업책임자(CBO) 3인을 중심으로 주요 개발·사업 조직을 개편하고 가족경영 체제를 종식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몸집 줄이기도 추진 중이다.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폐업하고 트릭스터M 서비스를 종료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성과가 부진하던 인공지능(AI) 금융 조직을 해체하고 사내 어린이집을 재단으로 전환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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