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에 걸쳐 '게임체인저'로 부상하는 가운데 델 테크놀로지스가 기업 AI 도입 고민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를 먹고 자라는 AI를 활용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처리·관리·보호하는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이 필수다. 글로벌 서버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델은 AI에 뛰어든 기업들의 선택을 받으며, AI 관련 서버 매출이 분기 5억달러(약 6700억원)를 달성했다. 다가오는 AI 시대에서도 독보적 입지를 이어갈 계획이다.
델은 일반적인 AI부터 생성형 AI 워크로드를 구동할 수 있는 서버를 앞세워 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엔비디아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 8개를 탑재한 서버 모델 '파워엣지 XE9680'을 비롯한 GPU 특화 서버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AI 관련 서버 판매가 전체 서버 매출 20%를 차지할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엔 비중이 33%까지 늘어나며 분기 매출 5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파워엣지 XE9680은 델 역사상 가장 빠르게 매출이 증가하는 솔루션으로, AI 시대에 델의 고공행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델은 올해 초 파워엣지 XE9680 서버에 AMD 인스팅트 MI300X 가속기를 8개 탑재한 옵션을 추가로 출시해, AI 성능에 대한 고객의 선택지를 넓힐 계획이다.
델은 엔비디아·AMD·스타버스트·데이터독(Datadog) 등 굴지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고객이 쉽게 생성형 AI를 온프레미스에 구축할 수 있도록 오퍼링 형태로 서버와 스토리지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델은 퍼블릭 클라우드 내 위치한 생성형 AI보다 자체 데이터센터에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형태 생성형 AI를 제안한다. 보안·생산성·최적화 등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서다.
우선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엔터프라이즈 지식재산(IP)의 보안을 위해 자체 독점(고유)데이터로 생성형 AI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경우, 온프레미스가 해답이다. 데이터 중력 관점에서 데이터가 앱이나 처리에 필요한 인프라에 얼마나 가까운 위치에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또 온프레미스가 효율화·생산성 향상을 위한 라이프사이클 관리 지능적 설계·제어에도 용이하다는 게 델의 설명이다. 특히 운영비용(OpEx) 재무 모델, 온디맨드(On-Demand) 용량 유연성 등 클라우드 인프라의 대부분 이점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누릴 수 있다.
델은 또 프리미엄 컨슈머 노트북 라인업 'XPS'를 필두로 AI 개인용컴퓨터(PC) 출시를 알렸다. 인텔이 지난해 말 AI 연산에 특화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내장한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주요 PC 벤더는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를 지원하는 AI PC 출시를 예고,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AI PC 대전이 열렸다.
델이 올해 CES에서 새로 선보인 XPS 노트북 3종을 비롯해 프리미엄 게이밍 제품 '에일리언웨어 x16 R2' 모델은 NPU를 탑재한 AI 가속기를 내장해 노트북에서 네트워크 연결 없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각 워크로드에 적합한 컴퓨팅 엔진을 가동해 작업 속도를 높이고, 긴 배터리 수명을 지원하는 등 생산성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XPS의 경우 윈도 11 코파일럿을 적용, 이를 빠르게 활성화할 수 있는 코파일럿 버튼도 장착해 AI를 실제 업무에 상시 사용이 가능하다. 코파일럿은 워드·엑셀·파워포인트·아웃룩·팀즈 등 마이크로소프트(MS) 사무용 소프트웨어(SW)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말한다. 델은 기업 고객 MS 코파일럿 도입을 돕는 전문 서비스도 출시했다.
AI 시대에 걸맞게 델 PC엔 특별함이 있다. 2020년부터 AI와 머신러닝(ML) 기반 지능형 소프트웨어 '델 옵티마이저'를 기업용 PC제품에 적용했다.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사용자가 지정한 최대 5개의 앱 성능을 자동으로 최적화하고 일부 워크스테이션에선 사용자 접근을 인식해 사용자가 다가오면 절전모드를 해제하고 멀어지면 시스템이 잠기는 근접 센서 기반 로그인 기능도 제공한다. 아울러 와이파이 연결 효율성을 높이고 실시간 앱 대역폭을 우선 할당하는 기능과 카메라가 주변을 감지해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제3자가 화면을 볼 수 없게 화면을 어둡게 전환하는 프라이버시 기능도 갖췄다.
델 프리시전 워크스테이션 상에서 AI 관련 개발, 트레이닝, 테스트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2~3분기 델 워크스테이션 수요가 지속 성장했으며, 델은 AI 부상에 힘입어 증가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워크스테이션이 고부하 AI 워크로드에 적합한 디바이스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일례로 1개의 델 프리시전 워크스테이션 제품에 최대 4개의 엔비디아 RTX 6000 에이다 제너레이션 GPU를 탑재할 수 있는 등 고부하 워크로드가 요구하는 고성능 사양으로 구성할 수 있다.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생성형 AI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데이터를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고객의 데이터를 가장 잘 아는 기술 파트너로서, 한국 기업들이 AI를 혁신의 기폭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에코시스템을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