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아이언메이스, 가처분 동시 기각... 법원 “도용 소지 크나 본안서 다퉈야”

다크앤다커
다크앤다커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상호 가처분 신청이 모두 기각됐다. 법원은 다크앤다커 개발 및 출시가 영업비밀침해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봤다. 다만 본안소송에서 아이언메이스가 이를 제대로 다퉈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영업적 기반 유지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조계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31부(재판장 김세윤)는 넥슨코리아와 아이언메이스가 서로를 상대로 낸 가처분 사건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넥슨이 낸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본안판결에 앞서 가처분을 통해 시급하게 게임의 배포 등을 금지할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사건 신청을 인용할 경우 아이언메이스 측이 본안소송에서 다퉈보기도 전에 상당 기간 게임 제공을 중단해야 해 영업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의 배포 등으로 넥슨코리아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생길 우려도 소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법원은 아이언메이스가 신청한 영업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했다. 넥슨이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P3 프로젝트 결과물을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으로 사용해 넥슨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다.

분쟁의 초점이 맞춰진 본안소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에서 진행 중이다.

박종현 국민대 법대 교수는 “이번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간 양측 가처분 결정에서 공통되게 확인할 수 있는 점은 다크앤다커가 P3 성과물을 무단 도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상당부분 인정했다는 점”이라며 “법원이 무단 도용으로 인한 넥슨의 경제적 손해를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보전의 필요성이 당장은 낮다는 재량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이언메이스가 2022년 스팀에 첫 선보인 다크앤다커는 독특한 게임성으로 국내외 게이머 주목을 받았다. 이후 넥슨이 미국 법원에 저작권 소송을 제기하며 스팀 판매가 중단됐고, 아이언메이스는 영업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대응했다. 현재 다크앤다커는 공식 홈페이지와 신생 플랫폼 체프게임즈를 통해 해외에서만 유통되고 있다.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다크앤다커에 대해 등급분류 결정을 내리면서 한때 국내 판매가 재개되기도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중단됐다.

넥슨 관계자는 “가처분 결정은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만큼, 본안 소송에서 영업비밀 및 저작권 등에 대한 법원의 면밀한 검토와 판단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