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밀도가 지구의 1%에 불과한 척박한 화성 환경에서 수십차례 비행에 성공한 헬리콥터 '인저뉴어티'가 3년 만에 작동을 멈췄다.
25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는 최초의 화성 비행로봇 '인저뉴어티'(Ingenuity)가 프로펠러에 손상을 입어 72번째 비행을 끝으로 임무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2월, 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와 함께 화성에 도달한 인저뉴어티는 높이 49㎝, 무게 1.8㎏의 작은 무인 헬리콥터다.
태양열 충전으로 가동하는 이 헬기는 당초 30일간 5차례 비행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약 3년의 시간동안 72차례 비행에 성공해 임무를 초과 달성했다.
2021년 4월 19일, 최초의 비행을 시도한 인저뉴어티는 3m 높이까지 오른 후 39초간 정지비행 후 착륙했다.
가동 기간은 원래 계획보다 33배 이상 길어진 1000여 일. 72번의 비행동안 인저뉴어티는 화성 하늘에 129분 머무르며, 총 17.7km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했다.
계획된 다섯번의 비행이 끝나고, 연구팀은 척박한 대기 환경에서도 충분한 동력 제어 비행 가능성을 확인한 후에 인저뉴어티에 새로운 임무를 부여했다. 화성에서 생명체 증거를 찾고 토양 시료를 채취하는 퍼서비어런스를 보조하는 정찰 임무다.
연구팀은 인저뉴어티가 자체 착륙 지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도 진행했다. 이때부터는 '언제든지' 임무가 종료될 수 있었으나 헬기는 노후화된 장비로 3년 가까이 버텨냈다.
지난 18일 진행된 72번째 비행 중 인저뉴어티는 하강 중 퍼서비어런스와 연결이 끊어졌다. 다음날 다시 통신이 복구됐지만, 며칠 후 지구로 전송된 사진 속 그림자에서, 회전 날개 중 약 4분의 1이 파손된 것이 확인됐다. 이로써 72번째 비행은 인저뉴어티의 마지막 비행이 됐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그 놀라운 헬리콥터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높이, 더 멀리 날아갔고 나사가 집중하는 일, 즉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며 “나사는 인저뉴어티와 같은 임무를 통해 태양계에서의 미래 비행과 화성 및 그 너머로의 더 스마트하고 안전한 인간 탐사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사는 인저뉴어티처럼 퍼서비어런스가 지구로 보낼 샘플 수집에 도움을 줄 두 대의 '콥터'를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