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비즈온이 대형 공기업 최초로 한국가스기술공사에 구축한 국내 대표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ERP 10'이 외산 ERP가 잠식한 공공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외산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신 인공지능(AI) 기술과 전체 모듈을 공급할 수 있는 현지 맞춤형 '국산 솔루션'이라는 점에서다.
공공에선 ERP 10을 외산 ERP를 대체할 솔루션으로 낙점,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공공이 국산 ERP 도입을 확대하면 공공데이터를 학습한 AI 수준이 높아지고 국산 ERP 전체 기술 경쟁력이 향상되는는 등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
◇ERP 10, 기술력·현지화·맞춤형 등 장점 다양
더존비즈온은 15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공공기관 차세대 ERP 구축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차세대 ERP 10을 소개하고 한국가스기술공사 사례를 통해 공공 부문 차세대 ERP 구축방안을 공유하는 게 목적이다.
발표를 맡은 전충재 더존비즈온 ERP마케팅본부장은 '공공부문 디지털전환의 핵심, 차세대 ERP 소개'를 주제로 ERP 10 도입 이점을 집중 설명했다.
혁신 기술과 신규 플랫폼을 적용해, ERP를 고도화하고 전담 기술 지원까지 가능한 점을 내세웠다. 외산 ERP와 비교해 비등한 기술력과 현지화를 장점으로 제시했다.
전 본부장은 “ERP 10의 특징은 전체 모듈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공공 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더존비즈온이 가스기술공사에 ERP 10을 구축할 때는 회계, 인사, 조달, 사업, 그룹웨어 등을 통합했다. 국세청과 조달청, 사내포탈, 국고보조금, 지방보조금, 법인카드 등을 연계했다.
특히 'e-감사 시스템'을 통해 감사행정업무를 시스템화했다. 일반 기업이라면 그룹경영관리(BI), 회계자본관리(FCM), 공급망관리(SCM), 제조실행관리(MES) 등도 전부 연계 가능하다.
◇기관이 직면한 다양한 과제 대응력 탁월
전 본부장은 “공공기관이 직면한 차세대 ERP 도입 시 공통 과제는 IT 환경 변화에 따른 선진화와 공익회계기준 변화 및 구분회계 관리, 사업별 예산 및 공사 관리, 자산별 통합관리체계 구축, 대내외 연계성 및 연속성”이라면서 “ERP 10은 모든 예상 과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ERP 10이 공공 AI 전환(AX)을 이끌 것으로 강조했다. ERP 10에는 AI 서비스가 적용됐고,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전 본부장은 “AX 핵심은 기존에 사람이 판단하던 반복적인 업무를 AI가 도와주거나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ERP 10에 내재된 AI는 기존 200여곳에 이르는 대형 고객으로부터 확보한 데이터를 학습했고 수준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존비즈온은 '젠(GEN) AI 듀스(DEWS)'를 개발해서 시스템에 적용한다. 젠 AI 듀스는 AI가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완성토록 지원하는 개발 툴이다. 챗GPT처럼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AI가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개발 시간 단축, 비용 절감 등 개발 생산성 제고가 기대된다.
정재근 더존비즈온 AI연구소장은 젠 AI 듀스를 직접 시연했다. 젠 AI 듀스는 내달 정식 출시를 앞뒀다.
정 소장은 “화면에 보여야 할 항목을 자연어로 간단히 입력하면 ERP 10 데이터 구조를 기학습한 젠 AI 듀스가 쿼리문을 정확하게 생성한다”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던 산출물 작성 작업 또한 AI가 대신 수행해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설계서 등을 순식간에 자동 생성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스기술공사, 연간 비용 절감만 약 70억원
이날 세미나에선 ERP 10을 도입·운영한 결과 연간 68억2000만원 규모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는 가스기술공사 IT 실무자의 발표가 있었다.
한유진 가스기술공사 실장은 '공기업·공공기관 국산 ERP 도입 성공 사례' 주제 발표에서 K-ERP 추진 성과를 밝혔다.
그는 “업무프로세스 개선 목표를 달성할 때 절감되는 비용만 약 55억원으로 예상된다”면서 “동일 시스템 유지를 기준으로 외산 ERP와 비교하면 유지관비 비용 절감액은 연간 12억6000만원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ERP 10 가격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국산화 필요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여 기관 관계자는 “공공에서 애용하던 한 외산 ERP의 경우 오는 2027년부터 기술지원이 종료될 예정”이라면서 “이참에 대안인 ERP 10으로 전환해 국산 ERP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 담당자, 높은 관심 보여
이날 세미나는 한국조폐공사, 서울교통공사, 인천항만공사 등 공공 정보화 담당자 70여명이 참석, 공공 ERP 세미나 가운데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더존비즈온은 ERP 구축 효율성과 확장 구현성 등 공공기관 ERP 고도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앞서 더존비즈온은 한국가스기술공사 'K-ERP' 사업을 수주, 2022년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ERP 10을 구축한 바 있다.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 기반 개발 플랫폼을 적용해서 구축 품질과 개발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참석자들은 ERP 10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ERP 10을 통한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 표준화 등 혁신 성과와 외산 제품 대비 경쟁력 등에 주목했다.
참석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공공에서는 업무 혁신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ERP 10이 가스기술공사에 성공적으로 구축된 사례를 듣고, 도입을 검토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강수 더존비즈온 ERP 사업부문 대표는 “AX 선도 기업으로서 성공적인 가스기술공사 ERP 구축 사례를 계기로 AX 기반 공공 부문 혁신 사례를 확산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