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백호보다 희귀한 야생 '황금 호랑이'가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인도 북동부 아삼주에 있는 야생동물 보호 구역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가이드이자 야생동물 사진작가인 가우라브 람나라야난(25)이 지난달 24일 저녁 황금 호랑이를 발견해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당시 지프 투어를 이끌고 사파리를 가로지르고 있었는데, 사슴들이 포식자를 발견했을 때 내는 일종의 '경고음'이 듣고 그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 봤을 때 호랑이가 하얗게 보였다. 보통의 (벵갈) 호랑이처럼 보이지는 않았다”며 :2016년부터 가이드를 하며 수많은 호랑이를 봤지만 이 같은 호랑이를 목격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가 포착한 호랑이는 색이 매우 옅은 '황금 호랑이'였다. 검은색이어야 할 무늬가 밝은 적갈색을 띄고 있어 '딸기 호랑이' 혹은 확연히 구분되는 검은색 털이 없어 '줄무늬 없는 호랑이'라고도 불린다.
황금 호랑이, 즉 '금호'(金虎)는 정식 종이 아닌 '백호'(白虎) 같은 유전적 돌연변이 동물이다. 1만마리 중 하나꼴로 나타나는 백호보다도 더 희귀하게 나타난다. 전 세계적으로 약 30마리 정도가 사육되고 있으며 카지랑가 국립공원에는 유일하게 야생 황금 호랑이 4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국립생물과학센터의 우마 라마크리시난 생태학 교수는 황금호랑이가 'DNA 철자 오류'에 의해 나타난다고 비유했다. 돌연변이로 색 자체가 나타나지 않는 백호와 달리 금호는 털이 자라는 동안 적황색 색소인 '페오멜라닌'의 생성 기간이 연장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경보호가들은 황금 호랑이의 출현이 반가운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근친교배의 산물이라는 시각이다.
1950년대 사냥된 개체를 마지막으로 야생에서 더 이상 백호가 확인되지 않는 것과 달리,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마리 이상의 백호가 사육되고 있다. 백호처럼 황금 호랑이 또한 고립된 환경 속 근친교배로 명맥을 이어갈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