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 “타사에 28㎓망 빌려주겠다…제4이통 초기 가입자 300만”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스테이지엑스가 3.5㎓ 전국망을 빌려주는 타 통신사에게 28㎓망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3년 내 가입자 수 300만명을 확보하고, 글로벌 통신사와도 협력과 투자 유치를 지속한다는 목표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최소 1개 이상 통신사와 망 연동 협력을 맺고, 우리가 빌린 조건과 같은 조건으로 상대방도 28㎓망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른 통신사 고객까지 28㎓ 서비스 범위가 확대되면 삼성·애플의 28㎓ 단말 수급에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방향 로밍이 아닌 망 상호연동 구조를 갖춰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구상이다.

“美·濠 대비 28㎓ 주파수 저렴해…ARPU 낮춰도 수익성 충분”

서 대표는 28㎓ 주파수 낙찰가 4301억원도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밀리미터파 주파수 확보 사례를 보면 호주는 5000억원대, 미국은 1조원 이상으로 한국이 가장 저렴하다”면서 “컨소시엄 주주 모두 동의한 가격”이라고 했다.

2028년 스테이지엑스 가입자 목표 300만명, 매출 1조원과 에비타(EBITDA) 흑자 목표를 제시했다. 단말과 요금을 온라인으로 유통하고 인프라 비용을 최적화해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을 최소화한다.

서 대표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낮더라도 운영비 효율을 높인 만큼 기존 사업자 수준의 마진은 낼 수 있다”며 “낮은 요금제 하나로 승부보겠다는 전략이 아니라, 핀다이렉트앱을 슈퍼앱으로 만들어 통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지난 7일 '제4이동통신사 선정 미디어데이'에서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지난 7일 '제4이동통신사 선정 미디어데이'에서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스테이지파이브가 지주사…글로벌 투자 유치도 검토”

자금 조달과 사업 능력에 대한 외부 우려도 일축했다. 서 대표는 “신한투자증권 주관으로 조달하는 초기자금 4000억원과 향후 2000억원 규모 시리즈A 유상증자까지 더하면 유동성 확보에는 전혀 문제 없다”면서 “해외 6개 주요 통신사로부터 추가투자와 전략적 협력에 대한 요청도 받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와는 금산분리 등 규제를 고려해 직접 자금조달 관련 논의는 물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밝힌 4000억원 규모 정책자금 지원 역시 필요시 최소한 조달하고 올해는 그마저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서 대표는 “스테이지파이브가 스테이지엑스 지주사로서 안정적 지배력을 가져갈 것”이라며 “재무적투자자(FI)가 나중에 빠져 나가더라도 사업을 영위하는 데는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외 주요기업으로부터 리더급 인력을 다수 영입했으며 내년 서비스 출시 전까지 기간통신사업을 위한 200명의 인력 구성을 갖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와 계열분리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서 대표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지배력 요건 해제를 위해 스테이지파이브 등기임원 사임에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해 신규 법인이 설립되기 전 계열분리가 완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와는 온라인 유통과 광고, 마케팅 등 사업적 측면에서 협력을 지속한다.

28㎓ 기지국 장비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복수 업체를 놓고 평가 중이다. 기존 이통3사가 구축해놓은 28㎓ 장비 활용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 대표는 “통신 경쟁 활성화를 위한 신규 사업자로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정부의 유효경쟁 정책 지원은 무조건 필요하며 이를 특혜라고 볼 수 없다”면서 “28㎓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면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 가치를 인정받아 충분한 투자 유치를 통해 전국망 자체 구축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