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구독자 250만 명을 보유했던 미국의 인기 육아 유튜버가 아동학대 혐의로 최대 30년형을 받게 됐다.
재판 과정에서 아이를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맨발로 움직이게 하고, 뾰족한 선인장 가시 위로 엎어지도록 만드는 등 그의 악랄한 행각이 공개돼 공분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지방법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8패신저스'(8 passengers)의 운영자 루비 프랭크(42)에게 징역 1~15년이 적용되는 아동학대 4건 혐의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와 함께 채널을 운영한 54세 여성 조디 힐데브란트도 같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유타주 사면·가석방위원회는 두 사람의 정확한 형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4건의 혐의를 모두 최대 형량으로 적용하면 60년이지만, 주법상 최대 형량은 30년을 초과할 수 없다.
여섯 아이의 엄마인 프랭크는 지난 2015년부터 남편과 헤어지기 전인 2022년까지 자신과 아이들의 일상을 기록하는 유튜브 채널 '8패신저스'를 운영했다.
그는 이 채널에서 동생에게 장난을 친 아들에게서 방을 빼앗았다며, 아이를 몇 달 간 1인용 소파에서 자게 하거나, 딸이 직접 점심 도시락을 싸지 않자 학교에서도 음식을 먹지 못하게 굶으라고 하는 등 매우 엄격한 육아 방식을 공유해 인기가 모았고, 채널 삭제 전에는 250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모았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프랭크의 12살난 아들이 힐데브란트의 자택에서 창문으로 탈출해 이웃집에 음식과 물을 달라고 요청하면서 학대 사실이 알려졌다.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아이의 발목과 손목에는 덕테이프로 묶여 생긴 깊은 열상이 발견됐으며, 아이는 영양실조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힐데브란트 자택에서 프랭크의 10살짜리 딸도 구조했다. 아들과 마찬가지로 영양실조 상태였다. 총 4명의 아이가 의료 시설로 보내졌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프랭크와 힐데브란트가 저지른 아동 학대 정황을 추가로 발견했다.
문서에는 아이를 묶은 뒤 때리고 발로 차는 등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음식을 주지 않고 자외선 차단제 없이 뜨겁게 달궈진 콘크리트 위에서 맨발로 일하게 강요하거나, 선인장으로 뛰어들게 만드는 등 아이를 고문했다고 기록됐다. 또한 아이가 상처를 입으면 상처에 고춧가루와 꿀을 섞어 발라주고는 이를 '치료'라고 부르기도 했다. 일부는 프랭크가 직접 저지르기도 했으며, 멘토인 힐데브란테가 저지르는 학대를 방임하기도 했다.
법정에서 유타주 검사 에릭 클라크는 “학대 당시 각각 9살, 11살인 프랭크의 자녀 2명은 '수용소 같은 환경'에서 살았다. 아이들은 음식, 물, 잠자리를 강요받았으며, 사실상 모든 형태의 오락을 거부당했다”며 “프랭크는 지역사회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성인이 된 프랭크의 아이 중 한 명은 프랭크의 체포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인스타그램에 “정의가 행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수년 동안 경찰과 시카고 교육청(CPS)에 이에 대해 말하려고 노력해 왔으며 마침내 그들이 나서기로 결정해 매우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