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 실적이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반도체·AI 종목이 상승세를 탄 영향이다. 코스피 지수도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22일 사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2.19% 상승한 3만9098.68로 장을 마감했다. 1989년 12월 29일의 종가 기준 최고치인 3만8957을 넘어섰다. 34년 2개월만의 최고치 경신이다. 과거 거품(버블) 경제 시기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뉴욕 증시 마감 이후 발표한 엔비디아 실적이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일본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급등했다. 도쿄일렉트론은 5.94%,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4.90%, 소프트뱅크 그룹은 5.09% 전일 대비 각각 상승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비디아 실적 호조를 이어받아 (일본) 반도체 관련 종목에도 매수세가 이어졌다”면서 “연초부터 강세를 보인 도쿄일렉트론, 소프트뱅크 등 반도체·AI 관련 종목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으로 인해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출기업의 실적이 크게 상승한 것이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쏠리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증시 부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역시 최근 닛케이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닛케이지수는 연초 대비 16% 이상 뛰었다.
일본 증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해 말 닛케이지수 전망치를 4만0000으로 종전보다 5%가량 올려 제시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 역시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5.03% 상승한 15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한미반도체도 전일 대비 6.70% 상승한 7만64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장 막판 0.14% 소폭 상승하며 7만31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도체주 강세에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41% 상승한 2664.27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864.07)보다 6.04포인트(0.70%) 오른 870.11에 거래를 종료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