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정의 이슈탐색] '극한의 청량감' TWS(투어스)…"보고 듣는 재미가 넘친다"

사진=플레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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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군(拔群)'이라는 말이 있다. '뽑을 발'과 '무리 군'이 결합된 이 단어는 어떤 집단이나 무리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이나 기량을 발휘하는 사람을 가리켜 사용하곤 한다.

K팝신에도 이 발군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그룹이 또 한 팀 등장했다. 플레디스의 신인 그룹 TWS(투어스)가 그 주인공이다.



신유, 도훈, 영재, 한진, 지훈, 경민으로 이뤄진 TWS는 데뷔한 지 이제 한 달이 겨우 지난 풋풋한 신인이지만, 동시에 최근 K팝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그룹이기도 하다.

물론 TWS가 주목받는 데에는 '세븐틴의 동생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그로 인한 관심과 주목도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건 그만한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TWS는 음악과 무대로써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자신들이 왜 화제의 그룹인지를 완벽히 증명해 냈다.

◇ 청량을 극한으로 응축한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TWS의 데뷔 앨범 'Sparkling Blue'(스파클링 블루)는 제목에서도 곧바로 느껴질 만큼 '청량감'이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한다. 또, 그렇기 때문에 TWS의 데뷔 타이틀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상당히 재미있는 트랙이다.

사실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청량 콘셉트의 정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경쾌한 기타 리프와 강하지만 둔탁하지 않은 드럼 비트, 맑고 시원시원한 신스 사운드 등, 음악 자체는 교과서적인 작법에 가깝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의 진짜 재미있는 부분은 곡의 구성에 있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의 런닝타임은 불과 2분 33초로, 3분을 넘기지 않는 트랙이 유행하는 최근 트렌드를 감안해도 극단적으로 짧은 편이다.

덕분에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상당히 독특한 곡의 구성을 보여주는데, 흔히 후렴구라고 부르는 '훅(Hook)' 파트가 곡 전체에서 단 두 번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파트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 멤버별 솔로 벌스는 물론이고, 랩 벌스, 간주, 인트로, 아웃트로 등 있어야 할 파트는 모두 다 들어가있다. 마치 청량감을 극한으로 응축해 액기스만을 골라 담은 것처럼 말이다.

사진=플레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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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노래가 끝나고도 묘한 여운이 남는다. 마치 가장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이 깃들어 있지만 '앗'하는 사이에 지나가버리는 청춘의 한순간처럼.

이 여운이야말로 TWS와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가 현재 청춘의 시기를 보내는 비슷한 또래의 세대들은 물론, 더 윗세대까지 이들의 노래를 계속해서 플레이하게 만드는 힘이 되고 있다.

◇ '정말 신인 맞아?' 감탄을 부르는 무대

TWS의 음악이 극한으로 응축한 청량으로 청춘의 풋풋함을 표현했다면, 무대 퍼포먼스는 청춘의 에너지 그 자체다.

과거 댄서로 활동한 적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TWS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무대를 보고 "무대를 너무 잘한다. 전혀 신인 같지 않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청량 콘셉트'의 무대는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이를 제대로 표현해 내기는 너무나도 힘든 무대다.

'청량감'을 몸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크고 시원시원한 안무 동작으로 이어지기 마련이고, 그렇기 때문에 '청량 콘셉트'를 제대로 소화해 낸 그룹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아닌게 아니라 인피니트나 TWS의 소속사 선배인 세븐틴 정도를 제외하면 청량 콘셉트로 큰 성공을 거둔 보이그룹은 의외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TWS는 이 '청량 보이그룹'의 계보에 이름을 올리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일단 TWS는 무대에서 그런 에너지를 잘 표현하는 것을 넘어, 일종의 여유까지 느껴질 정도로 탁월한 무대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 여유가 있으니 이는 좋은 표정 연기로 이어지고, 이는 또다시 '보는 사람의 기분이 좋아지는 무대'로 연결되고 있다.

TWS의 무대에 자꾸만 눈이 간다면, 아마도 이런 에너지와 여유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흥미로운 음악과 감탄을 부르는 무대 소화력, 넘치는 에너지까지, TWS에게 '발군'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성적도 이를 증명한다. 'Sparkling Blue'가 기록한 26만 장의 판매고는 역대 보이그룹 데뷔 앨범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고,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음악방송 3관왕을 달성했다. 아직 2024년의 2월도 다 지나지 않았지만, '과연 올해 안에 이 기록을 뛰어 넘을 신인이 등장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압도적인 성적이다.

사진=플레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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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신인인 TWS도 올해 시상식에서는 일단 신인상을 목표로 하겠지만, 올 한 해 지금과 같은 폼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것도 그리 이상한 모습이 아닐 듯하다. 참 여러 가지로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신인의 등장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