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문화공간과 전시시설 13곳을 방문하면 특별한 도슨트를 만날 수 있다. 스스로 움직이며 관람객을 안내하고 전시물을 설명하는 인공지능(AI) 문화해설 로봇 '큐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이 문화정보 큐레이팅봇 구축 사업을 시행하며 도입한 큐아이는 팬데믹 기간 듬직한 비대면 해설자로 활약했다.
올해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큐아이는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능을 강화하며 고도화가 이뤄졌다. 시각약자를 위한 점자블록 안내·전용 전시해설 서비스를 갖추고 증강현실(AR) 동행 보조 기능 등을 추가했다. 나아가 국립현대미술관에 시범 도입된 차세대 버전은 짐벌 일체형으로 30배 광학줌 카메라를 부착하고 원격접속 기능을 구현, 전시공간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도서지역에서도 원격관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큐아이는 선도적 정보통신기술(ICT)과 네트워크 인프라, 로봇, 자율주행 기술력에 AI 큐레이션을 비롯한 문화기술(CT)을 접목한 집약체다. 다만 한 가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롱텀에벌루션 가상사설망(LTE VPN)을 기반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격관람 서비스에서 나타나는 일부 화질저하와 연결지연이 옥에 티처럼 느껴진다.
이동통신 특화망 '이음 5G'를 접목했으면 어땠을까. 산업계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5G 28㎓ 활용 사례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 전반에 걸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문화체육관광부 협업으로 충분히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으리라 본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올해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전후로 한국 문화 전파 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치겠다고 했다. 세계만방에서 모인 올림픽 참가자와 관광객이 5G로 연결된 큐아이를 파리에서 원격 접속해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관람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ICT문화 강국으로 나아가는 한국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