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월 총선 전 마지막 국회 본회의 안건을 두고 막판까지 팽팽히 맞섰다. 총선 선거구 획정안에 대한 합의점도 찾지 못한 데다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특검)'에 대한 재표결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총선을 앞둔 사실상 마지막 본회의인에서 '민생 법안'이 얼마나 처리될지도 주목된다.
여야는 29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 재표결과 선거구 획정 등 주요 현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또 다시 무산됐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선거구획정안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자신들 요구를 안 들어준다고 29일 쌍특검 표결을 안 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의 요구권을 행사한 법안을 이렇게 오래 끈 사례가 국회 역사상 없다”며 “쌍특검 표결을 갖고 상대 당을 기만하고 약속을 파기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재표결을 늦춰 총선 직전까지 쌍특검법 이슈를 끌고가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선거구 획정 협상도 여전히 답보상태다. 여야 원내대표가 막판 협상을 이어갔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는“우리 당은 교착상태 해소를 위해 비례대표 한석을 양보해서라도 기존에 합의된 것만이라도 처리하자고 제안했는데 민주당은 부산지역 추가조정을 요구했다”며 “추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획정위 안대로 하겠다고 협상을 파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생법안도 얼마나 처리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우선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를 3년 간 유예하는 것을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과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현행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는 '수출입은행법 개정안' 등은 여야 합의로 처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고준위 방사성폐기물특별법(고준위 방폐법)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가맹사업법) 개정안 통과를 놓고는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했다.
앞서 지난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녹색정의당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단독 직회부했다. 또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29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가결 처리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들 법안들을 본회의서 단독 처리할 경우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심상정 녹색정의당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윤 원내대표를 만나 “집권여당이 당연히 동참해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달라”며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의) '선구제 후회수' 방안에 대한 정부의 문제 제기를 근거로 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기 위해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정부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여야가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숙의하고 합의해서 처리하는 관행이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중재안을 놓고도 여야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중재안의 본회의 상정도 불투명해졌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