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의 한 유적지에서 유골 1000여 점이 발견돼, 유럽 최대 규모의 집단 무덤 가능성이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독일 뉘른베르크시 문화유산보존부의 전날 보도자료를 인용해 “현재까지 집단 무덤 유적지에서 흑사병(페스트) 희생자들로 추정되는 유골 1000여점이 발견됐으며, 총 1500명 이상이 묻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유적지는 주거용 주택 건설 전 고고학 조사 과정에서 처음 발견됐다. 구덩이는 총 8개가 확인됐으며 각각의 구덩이 안에는 수백 구에 달하는 유골이 묻혀있었다.
문화부 소속 멜라니 랑베인은 “뉘른베르크에 별도의 공동 묘지가 있었지만 이들은 거기에 묻히지 않았다”며” 이는 기독교 매장 관행을 고려했을 때, 짧은 시간 안에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해 빠르게 매장되어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고고학 연구팀은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법을 통해 유물과 함께 출토된 도자기와 동전 조각들이 1600년대 묻힌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1634년, 1만 5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 발병 기록을 확인했는데, 여기에는 중심가 근처에 2000명의 사람들이 묻혔다는 기록도 있었다.
뉘른베르크에서는 14세기경부터 대략 10년 주기로 흑사병이 유행했다. 이 같은 배경과 여러 증거들을 토대로 연구팀은 “집단 무덤에서 나온 유골들이 1632~1633년 사이의 유행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독일 문화유산보존 서비스(IN TERRA VERITAS)의 줄리안 데커는 “이전까지 이 현장에 집단 매장지가 있었다고 추정할 만한 징후는 없었다”며 “처음 유골이 발견됐을 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인한 사망자로 추정했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무덤에 묻힌 사망자가 2000명, 혹은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아마도 유럽에서 가장 큰 집단 무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무덤이 당시 사회의 대표적 표본을 포함하고 있어 당시 인구 특성을 조사하는 데에 활용될 것이라며, 추후 관계 기관과 협력해 전염병균 분석과 토양 내 기생충 알 조사 등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