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계 실수에 대해 너무 죄송하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개막 전까지 만반의 준비를 통해 개선하겠습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12일 서울 CJ ENM 본사에서 열린 '티빙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본격적인 KBO 리그 정규 시즌을 앞두고 생중계 준비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숙한 야구 중계 논란도 인정했다.
◇ “저작권 개방 정책…프로야구 콘텐츠 활용 폭 넓어져”
최 대표는 “티빙은 안정적인 프로야구 중계 시스템과 야구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며 “트래픽 대비 차원에서 서버 인프라를 약 세 배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티빙 KBO 태스크포스(TF)팀 개발자는 50~60명으로, 향후 관련 업무 인력도 지속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티빙은 2차 저작물 생산은 적극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프로야구 영상 소스를 무단 사용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상업적 목적이 아닌 숏폼 영상도 단속 대상이었다. 티빙은 일반인들이 경기장에서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해 개인 SNS 계정에 업로드 하는 것을 저작권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허용할 방침이다. 또 40초 미만 쇼츠 영상도 일반인이 가공해 SNS를 통해 공유하는 놀이 문화를 권장한다.
티빙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생중계 및 하이라이트 시청까지 원클릭으로 진입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화면 속 화면(PIP) 기능도 이용 가능하다. 타임머신 기능은 득점 장면 모아보기 등도 준비했다. 멀티뷰 시청 모드로 하루 4개 경기를 동시에 볼 수 있고, 향후에는 중계 사운드만 청취 가능한 오디오 모드도 도입한다.
◇중계권 재판매 안 한다…“티빙에서만 보세요”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권 재판매를 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했다. 인터넷 및 모바일 시청은 '티빙'에서만 가능하게 됐다. 지금까지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유무선 기기로 프로야구를 무료로 관전할 수 있었다. 티빙에서 야구를 시청하려면 최저가가 월 5500원부터 시작한다.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통해 KBO 리그 전 경기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이현진 티빙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실시간 중계는 재판매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다시금 재판매 해서 수익화하는 게 비지니스 모델 중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수익성 개선에 앞서 네이버와 쿠팡플레이 등 경쟁상대에 중계권을 재판매하면 거액을 주고 중계권을 확보한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티빙의 계약 규모는 3년간 총 1350억원(연평균 450억 원)으로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다. 종전 계약(5년간 1100억원·연평균 220억원)보다 연평균 금액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상파 3사 중계와는 별도로 티빙은 해당 계약을 통해 뉴미디어 분야 KBO 리그 전 경기(시범경기,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올스타전 등) 및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VOD 스트리밍 권리, 재판매 사업 권리를 2026년까지 보유한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