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가 '모바일 신분증'을 탑재하고 삼성월렛으로 재탄생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1700만명이 사용하는 삼성페이 기능 확장을 통해 고객 편의를 높이고 간편결제 생태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삼성월렛을 앞세운 갤럭시 국내 점유율 확대도 기대한다.
삼성전자와 행정안전부는 20일 삼성 강남에서 모바일 신분증 삼성월렛 오픈 행사를 열고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시범서비스를 개시했다. 삼성월렛에 탑재된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국가보훈등록증은 실물 신분증과 똑같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공공·금융기관을 비롯해 다음달 10일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유권자 신분확인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
행사에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장,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이 참석했다. 이 장관과 노 사장은 갤럭시S24 삼성월렛 속 신분증을 이용해 매장에서 연령을 확인하거나 해외송금 승인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모바일 신분증은 스마트폰 기반의 디지털 신분증으로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 핵심 과제다. 행안부는 2022년부터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222만건의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했다. 이번 민간 개방을 통해 정부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삼성월렛에서 바로 발급받아 사용 가능해지면서 국민 편의가 높아졌다.
삼성월렛으로 발급받은 모바일 신분증은 블록체인과 실시간 연동돼 외부 침입이나 악성 프로그램 등 위협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관련 개인정보는 자체 보안 플랫폼 '삼성녹스'를 통해 안전하게 보관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이번 서비스는 지갑 없는 사회로의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행안부와 협업해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 종류를 확대하는 등 민관 융합서비스를 통해 디플정 실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민 장관은 “민간의 풍부한 창의력이 국민 삶을 위한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공서비스 민간 개방과 협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삼성은 이번 모바일 신분증 시범서비스 시작에 맞춰 삼성페이 명칭을 삼성월렛으로 변경한다. 간편결제를 넘어 종합 전자지갑 서비스로 진화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월렛은 결제뿐 아니라 입출금·멤버십·쿠폰·디지털키·탑승권·증명서발급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앞으로 신분증 탑재 외에도 국내외 제휴를 통해 더 많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온·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명은 삼성페이로 동일하게 유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간편결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기능이 확장됨에 따라 사용처가 제한적인 애플페이와 격차를 더 벌리고 70%가 넘는 갤럭시 국내 점유율도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