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는 전세계 150개 이상 국가에서 43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 IT박람회다.
매년 CES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람객 수만 평균 15만명이 넘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부러온 것은 라스베이거스에 미치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다.
CES의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많은 국가들이 자국에서 열리는 IT관련 전시회를 CES 급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올초부터 추진해온 대구판 CES 계획이 눈길을 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월 '2024년도 주요 업무계획 보고'에서 대구판 CES 개최 준비를 주문했고, 행사 준비를 위한 테스크포스가 구성돼 최근 회의를 수차례 연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날짜는 10월 23일 개막해 나흘간 진행하는 것으로 정해진듯 하다.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로봇, 미래모빌리티, 반도체, 헬스케어 등 대구가 역점 육성하는 5대 신산업분야 기술과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외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그동안 대구에서 따로따로 열렸던 신산업분야 전시회와 포럼이 올해부터 대구판 CES로 통합된다.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하되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해 축제분위기를 연출하겠다는 것이 이번 행사의 방향성이다. 대구판 CES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대구시가 이달말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 전시업계는 올해 첫 행사에 만족할 순 없겠지만 5년, 10년 뒤 첨단산업분야 전세계 기업과 기업인이 대구를 방문하는 CES급 행사로 성장할수만 있다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꼼꼼히 따져야할 몇가지가 있다. 우선 점차 성장해가는 행사에 비례해 행사장 규모도 장기적 관점에서 계획을 세워야한다.
또 올해부터 당장 여러 행사를 하나로 합친다고 CES급이 되는 건 아니다. 3개 행사를 하나로 합친다고 3배 효과를 낼 것이라는 산술적 계산은 위험하다.
시간에 쫓겨 치밀한 준비 없이 행사를 치르게 되면 오히려 기존 따로따로 행사때보다 더못한 효과를 맛볼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구판 CES가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에 목표를 둬야한다는 점이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준비과정에서 행사의 주인인 기업인은 물론, 마이스관련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좋은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고 내실을 기해야한다.
대구시민이자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대구판 CES가 향후 미국에서 열리는 CES의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대구로 다시 되가져오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길 바래본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