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10%의 벽을 넘어야 합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임원은 “전기차 시장이 얼리어답터 소비자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진정한 대중화를 위해서는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기차에 보수적인 일반 소비자의 구매 의향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전기차 시장 사정도 녹록지 않다.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반면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차 선호도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한국딜로이트그룹에 따르면 소비자의 내연기관차 선호도는 미국이 67%로 가장 높았고, 동남아시아 52%, 인도·독일 49%, 한국 38%, 일본 34%로 조사됐다. 전년 조사와 비교해 미국은 9%, 동남아시아는 2%, 한국은 4%가량 상승한 수치다.
전기차 선호도는 미국이 6%, 동남아시아와 인도 10%, 독일 13%, 한국 15%, 일본 5%에 그쳤다.
결국 10% 벽을 넘기 위해서는 과감한 기술 투자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전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우선, 선호도가 저조한 원인으로 손꼽히는 높은 가격과 긴 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리로 인한 불편함을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는 가가 관건이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한 중장기 연구개발과 충전 인프라 개선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수명 주기 평가(LCA)는 참고할 만한 사례다. 폴스타는 LCA를 통해 차량 생산부터 출고까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소비자는 구매한 차량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비자에게 단순히 저렴한 유지비와 같은 경제성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전기차를 통해 기후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메시지 전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