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던지기(Coin Flipping)가 '정확히 공정하지는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연구팀은 무려 35만757회의 동전을 던진 결과 던지는 조건에 따라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처음 동전을 던질 때와 같은 면으로 떨어질 확률이 약 1% 우세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에 따르면 프란티세크 바르토스(Frantisek Bartos)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지난 10월 논문 사전공개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동전 던지기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동전 던지기는 '경우의 수'가 앞뒷면으로 수학적 확률은 50%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공정한 게임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연구팀은 조건에 따라 확률이 다를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 48명이 46개국의 동전을 총 35만757번 던지도록 했다. 이는 역대 최대 횟수의 동전 던지기 실험이다.
그 결과 처음 던질 때와 같은 면이 나올 확률은 50.8%로 절반을 조금 넘었다.
연구팀은 동전이 공기 중에 뜰 때 흔들림으로 인해 윗면으로 떠 있는 시간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사람에 따라 동전에 주는 흔들림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별 편차가 심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2007년 퍼시 디아코니스(Persi Diaconis)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제시한 이론과도 일부 일치했다. 동전 던지기에는 '동일면 편향(same-side bias)'이 있다는 가설이다. 즉 앞면을 두고 던지기 시작하면 앞면이 나올 확률이 더 높으며, 뒷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결정적인 요인은 인간이 똑바로 동전을 던질 수 없다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동전에 회전을 주는 정도에 따라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전을 던질 때 초기 상태를 무작위로 한다면 동전 던지기는 공정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전 던지기 실험과 같이 세계에서는 기발한 연구가 종종 행해지고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유머 과학 잡지 '기발한 연구 연감'은 1991년 '이그노밸상(Ig Nobel Prize)'을 제정하고 노벨상 발표 한 달 전 수상자를 발표한다. '고상한'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noble'의 반대말 'ignoble'의 의미를 따왔으며, 재미있거나 기발한 발상을 낸 이들에게 수여한다.
국내에서는 물리학자 박승민 박사가 2020년 내장 카메라로 대소변 사진을 찍어 10여 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변기를 개발한 공로로 23년 공공보건 분야 수상자로 선정됐다.
같은 해 미야시타 호메이 메이지대학 교수와 나카무라 히토미 도쿄대 특임 준교수는 전기 자극으로 혀가 느끼는 맛을 바꾸는 '맛이 바뀌는 젓가락'으로 영양학상을 수상했다.
1999년에는 Fnc 코오롱 권혁호 씨가 향기 나는 양복을 개발해 이그노벨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5명이 이그노벨상을 수상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