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문을 연 숭실대학교 정보보호학과에 우수 인재가 몰리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숭실대와 LG유플러스가 협업해 설립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로, LG유플러스 입사 보장과 등록금 지원 등 파격적 혜택을 내걸어 화이트해커 등을 꿈꾸는 사이버보안 인재가 대거 문을 두드린 결과다.
7일 숭실대 등에 따르면, 숭실대 IT대학 정보보호학과가 2024학년도 입시에서 총 20명(수시 12명·정시 8명)을 선발한 결과, 수시는 19대 1, 정시는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객관적 비교가 가능한 정시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균 점수가 서울 명문대 합격 점수를 상회하는 등 우수 자원이 입학했다.
우수한 학생들이 숭실대 정보보호학과를 선택한 배경엔 LG유플러스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LG유플러스가 대학과 손잡고 계약학과를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사이버보안 인재를 양성한다는 기치를 세우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우선 모든 신입생에게 1~2학년 등록금과 함께 학업장려금을 지원하고,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 교육·실험을 위한 최신 장비도 지급한다. 나아가 2학년 2학기 재학 중에 치르는 LG유플러스 인적성 시험에 합격하면 남은 3~4학년 등록금 전액과 학업장려금 지급은 물론 LG유플러스 입사가 보장된다.
LG유플러스가 사이버 보안 인재 양성에 직접 나선 만큼, 올해 정보보호특기자(수시)로 입학한 학생들의 이력도 눈에 띈다. 고등학교 때부터 각종 대회에서 명성을 높인 실전형 인재들이다.
김희찬 학생은 2022년 해킹방어대회(The Hacking Championship Junior) 우수상에 이어 지난해 금상을 수상했으며, 사이버 가디언즈 경진대회에선 3년(2021~2023년) 연속 우수상을 차지했다. 유창하 학생은 2022년 임베디드SW경진대회 주니어(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영재교육원 정보보안경진대회 단체전(교육부 장관상), 한국시뮬레이션학회(장려상) 등에서 수상 경력을 보유했다.
김희찬 학생은 “LG유플러스가 질 높은 교육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등록금 부담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라며 “이미 현업에서 이름이 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 자체가 진로에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하 학생은 “정보보안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기술을 만들어 보안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며 “(LG유플러스 계약학과이기 때문에) 취업이나 학비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학과는 국내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정보보호 핵심 교과 과정과 LG유플러스가 직접 운영하는 실무 특화 교육을 통해 이론과 실전 모두에 강한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교과과정 중 사이버보안 윤리, 개인정보보호, 정보보호특강, 현장실습 등 6과목은 LG유플러스가 직접 운영한다. 인턴 등 현장실습 과정은 다른 대학의 정보보호학과와 가장 큰 차별점이라는 평가다. 또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모바일경제·AI 해킹을 시연하는 등 경력을 갖춘 교수들이 포진해 있는 것도 강점이다.
이정현 숭실대 정보보호학과장은 “AI시대 도래로 데이터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보보호야말로 데이터가 있는 곳에선 언제나 필요로 하는 정보기술(IT) 분야 끝판왕”이라며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해커를 잡는 '명탐정(명품보다 탐나는 정보보호 인재)'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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