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중 7000억 규모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결성한다. 최근 정부 주도의 9000억 규모 모태펀드 사업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곧바로 민간이 중심이 되는 후속 벤처투자를 추진한다. 대규모 벤처펀드가 연이어 결성되면서 국내 벤처투자 활성화 마중물 역할 기대도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달 중 결성을 목표로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규모만 6700억원 이상이 목표로, 7000억원에 육박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4월 중 결성을 목표로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민간 자금 유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최종 조율을 거쳐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펀드 결성은 자본시장에서 투자 목적으로 투자자 자금을 모으고, 이를 관리·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투자기구를 말한다. 개인이나 기업들이 자금을 모아 공동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앞서 중기부는 올해 1월 민간 주도 벤처투자 생태계 육성을 목적으로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모태기금(펀드) 출자 비율을 종전 50%에서 30% 내외로 축소하면서 민간이 보다 적극적으로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모태기금(펀드)과 대기업, 은행권, 성공 벤처기업 등 다양한 민간 주체가 공동 출자하는 구조로, 4년간 2조원 규모를 조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첫해인 올해 1500억원 모태기금(펀드)를 출자해 5000억원 이상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최근 2000억원으로 500억원 늘리면서 전체 조성 규모가 67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아직 펀드 결성 진행 중으로, 구체적인 분야별 펀드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미래모빌리티 등 초격차 △구주 투자 목적 일반세컨더리 △해외 플립 기업 또는 한국인 창업자가 일정비율 이상 지분을 보유한 해외법인에 투자하는 자펀드 등 3대 핵심 출자분야를 선정했다.
중기부는 펀드결성이 마무리되면 민간자금과 모태펀드가 공동으로 공모 절차를 거쳐 출자사를 선발한다. 선발과정에서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의 경우 민간기관이 주도해 선정 절차를 진행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민간 벤처투자 활성화란 목표에 따라 모태펀드와 달리 민간기관이 높은 비중으로 참여해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아직 펀드결성이 마무리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은 차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에 상당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민간이 결성하는 벤처투자 자본인 만큼 민간 주도 벤처시장 육성이란 정부 기치에도 일맥상통한다. 아울러 모태펀드에 이어 대규모 벤처펀드가 결성되면 주춤하던 벤처펀드 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는 모태펀드에 이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대표 벤처투자 활성화 사업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