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 기업인 출신 10명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통해 '국회 당선증을 받게 됐다. 전체 기업인 출신 후보자 20명 중 절반이다. 주로 보수 강세 지역에서 안정적인 득표율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이들은 기업 활동 과정에서 쌓은 실물경제 경험을 바탕으로 당내 주요 경제 이슈를 챙기며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11일 중앙선서관리위원회 총선 개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서울 강남병) △최은석 전 CJ제일제당 대표(대구 동군위갑) △성일종 전 엔바이컨스 대표(서산·태안) △박수민 아이넥스 대표(강남을) △안철수 전 안랩창업자(성남분당갑) 등 5명이 지역구에서 승리했다. 모두 보수 강세 지역이다.
특히 고 당선인은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을 맡아 '갤럭시 성공 신화'를 쓴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총선에 나선 기업인 출신 후보 중 가장 경력이 화려한 거물로 꼽힌다. 고 당선인은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그는 '반도체 메가시티 특별법(반도체산업발전특별법)'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경기 남부 권역인 수원·성남·용인·화성·오산·평택·이천·안성 등을 '반도체 메가시티'로 지정하고, 규제 완화 및 인허가 패스트트랙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최 당선인은 CJ제일제당 대표에서 물러난 지 한 달여 만에 여당 후보로 총선에 나서 당선됐다. CJ그룹의 대한통운 인수전을 진두지휘했으며, 재무·인수합병, 전략 수립,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국민의힘이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국민공천'으로 공천받아 국회에 입성한다.
최 당선인은 “글로벌 기업 경영자로서 업무 추진력, 실형력, 성과로서 검증받은 저의 모든 경험과 역량을 총선 공약 실행으로 보여주겠다”며 “정체된 동구와 대구 경제를 살리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비례정당 국민의미래에는 '탈북 공학도'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2번), 최수진 파르노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3번), 박준태 크라운랩스 대표(18번) 등 3명이 기업인 출신으로 활약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일하게 이언주 후보만이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르노삼성자동차 법무팀장을 거쳐 에쓰오일에서 30대에 상무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미 정치 경험도 풍부하다. 그는 HD현대로보틱스 대표 출신 강철호 국민의힘 후보를 접전 끝에 이겼다.
민주당 비례정당에서는 기업인 출신 후보가 전무하다. 범야권 조국혁신당에서는 이해민 전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3번)가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