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실장급 인사 공백 2개월…디지털·과학정책 진흥정책 지연 장기화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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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핵심 직위인 실장급 인사가 2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정부 최고위급 인사공백이 길어지면서 디지털·과학기술 정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보통신정책실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지원단장, 과학기술혁신조정관, 국립중앙과학관장 등 실장급 직위 4개가 공석이다.

전임자인 강도현 2차관(전 정보통신정책실장), 이창윤 1차관(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지원단장),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전 과학기술혁신조정관)이 2월 23일 차관급으로 승진한 후 2개월째 공석이다. 개방형 직위인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이석래 전 관장이 2월말 임기를 마쳤지만, 지난해 12월 공모절차를 시작한 후 4개월째 관장을 찾지 못했다.

앞서 또다른 실장급 직위인 지식재산전략기획단장은 지난해 8월 송경희 전 단장의 퇴임이후 8개월이나 공석이었다가 이달초 특허청 출신 김지수 단장이 취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장급 현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장급 현황

본부에서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실장급 직위는 구혁채 기획조정실장, 노경원 연구개발정책실장,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 등이다. 나머지는 각 실의 선임 국장이 업무 대행 체제로 운영중이다.

실장(고위공무원 가급)은 장관·차관 등 정무직을 제외한 행정직의 최고위급 지위다. 차관 임무를 분담하고 각 국별 기능을 조정해 정책 의제를 현실화하는 핵심 보직이다. 사실상 정무직과 행정직 중간 역할이다. 부처와 대통령실, 국회를 조율하면서 정책을 실현하는 책임자 임무다.

과기정통부 실장급 인사의 장기 공백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 진흥, 연구개발(R&D) 개혁 등 주요 실장들이 맡아야 할 핵심 정책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된다. 과기정통부는 당장 내달 인공지능(AI) 미니 정상회의 등 중요한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다. R&D의 경우 예산 삭감 후폭풍에 협약 체결 등 집행 속도가 늦춰지면서 연구계 불만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과기정통부 고위급 출신 한 퇴직 인사는 “실장은 차관을 보좌해 정무적 사안을 두루 살피며 정책을 조정하고 추진하는 핵심 역할”이라며 “차관들이 업무를 열심히 수행하며 현재까지 심각한 업무공백이 발생했다고 평가하긴 이르지만, 장기화될 경우 정책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장급 직위는 과기정통부 장관 추천을 거쳐 대통령실이 인사 검증을 거쳐 임명한다. 현직 국장급 등 일부 인사들이 추천을 받았지만, 총선과 우주항공청 개청준비 등 이슈에 임명이 지속적으로 미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고위급 출신 인사는 “인사 정체가 장기화되면 공무원들이 인사에만 관심을 갖게 되고,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대통령실과 소통하며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뛰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다가올 실장급 인사를 준비하며 국·과장급 연쇄 이동 등 상당히 큰 폭의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