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의 한 EU(유럽연합) 의원이 의회에서 '평화'를 부르짖으며 허공에 비둘기를 날려 소동이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애국당 출신의 미로슬라프 라다초프스키 의원은 이날 연단에 올라 “의회 전체, 유럽 전체, 전 세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의 평화를 기원한다”며 연설했다.
연설과 함께 재킷 안에 매고 있던 가방을 더듬거린 그는 가방의 지퍼를 열고 그 안에서 흰색 비둘기 한 마리를 꺼냈다. 그는 “가능하다면 평화의 상징인 이 비둘기를 풀어주고 싶다. 이 비둘기가 우리를 하나로 묶게 하자”며 허공으로 비둘기를 날렸다.
영상을 보면 그가 날린 비둘기는 푸드덕거리며 날개짓을 하고는 바로 옆 테이블에 내려앉았다. 그의 연설이 모두 끝난 뒤에 비둘기는 허공으로 날아갔고, 이를 다른 유럽 의회 의원(MEP)들이 황당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
현장에 있던 프랑스 녹색당의 캐롤라인 루스 의원은 “의장이 그에게 규칙을 상기시켜 주기 바란다. 그는 오늘 평화 선언문을 만들기 위해 단순한 물건처럼 주머니에 숨겨져 있던 동물을 사용했다. 동물 복지는 어디에 있는 것이냐, 이것은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라다초프스키 의원은 유럽 의회에서 '친(親) 푸틴' 인사로 알려졌다. 러시아 야당 신문 노바야 가제타는 그가 러시아 제재와 결의안에 대한 투표 기록을 분석해 그를 친 푸틴 순위 13위로 꼽았다.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 EU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테러 지원국'으로 선언하자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