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이 핵 전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 '최후의 날 비행기'(Doomsday Plane)로 불리는 E-4B의 후속 모델 제작을 주문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공군은 이날 군용기 E-4B(보잉사)의 후속기를 개발하기 위해 우주 항공 전문기업 시에라 네바다사와 130억 달러(17조 9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둠스데이 플레인, 이른바 최후의 날 비행기는 핵 전쟁 등 대규모 분쟁 상황에서 하늘 위 지휘센터가 되는 군용기다. 핵 폭발도 견디는 내구성, 전자기 펄스를 반사할 수 있는 구조, 첨단 위성 통신 시스템 등을 갖춰 '날개 달린 백악관'이라고도 불린다.
미국이 현재 사용하는 둠스데이 플레인은 보잉의 E-4B. 한 대당 가격은 2억 2320만 달러로 지난 1980년 1월 처음 배치됐다. 미국은 현재 4대를 보유하고 있다.
E-4B 내부에는 지휘실, 회의실, 브리핑룸, 운영팀 작업실, 통신 구역, 휴게 공간 등 6개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총 64명의 대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32개의 개별 통신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공중 급유가 가능하고 핵 폭발 시에도 조종사가 운전할 수 있도록 조종석에 특수 마스크를 두고 있다.
비상 시 공중 지휘통제센터가 되는 군용기인 만큼 관심이 큰데, 최근 미 공군이 새로운 항공기 주문을 넣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미국 측은 항공기 노후화로 인해 유지관리가 어려워 모델을 변경할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중동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제3차 세계대전'을 준비하고 있는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미 공군의 발표대로 E-4B가 노후화된 것은 사실이다. 보잉 747-200 점보 제트기의 군사화 버전인 E-4 플랫폼은 1970년대 구축돼 현재 운영 수명이 다 돼 간다. 또한 지난해 12월 미 공군과 보잉사의 계약이 끝나면서 둠스데이 플레인 후속기 개발은 경쟁사인 시에라 네바다사로 넘어갔다. 후속기 개발은 이전부터 논의돼 왔던 사항인 것.
미 공군이 이번 체결한 '생존 가능한 공중 작전 센터'(SAOC) 프로젝트 작업은 미국 콜로라도, 네바다, 오하이오 등지에서 수행될 예정이다. 2036년쯤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