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에 새단장한 LG트윈타워 지하에 재미있는 전시가 열렸다. 지하 로비 중심부에 보는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렌티큘러를 설치, 주요 제품 과거와 현재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1966년 금성사(현 LG전자)가 국내 처음 선보인 흑백 TV와 신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LG 올레드TV가 하나의 액자에 담겨있었다.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가 선보인 '럭키크림'과 LG생활건강 화장품 '더 히스토리 오브 후'도 한 화면에 배치돼 있다.
순식간에 58년과 77년을 건너뛴 제품 발전을 한 눈에 보니 제품의 역사와 철학이 어떻게 이어지고 발전되는 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에 진심'이라는 개인의 표현이 기업의 역사와 제품에도 녹아있음이 새삼스럽게 와닿았다.
같은 공간에 전시된 LG트윈스 챔피언 팝업 전시도 우승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1990년, 1994년 우승 트로피와 2023년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 선수의 글러브와 롤렉스 시계, 우승 기념주인 아와모리 소주도 있었다. 전시장에는 많은 LG 임직원이 몰렸다. 임직원뿐만 아니라 전시를 보러 찾아온 야구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전시장에는 1987년 준공한 트윈타워 바닥 타일 일부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타일을 밟자,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현재 우리 기업은 미국, 일본, 중국 등과 치열하게 기술 경쟁을 하고 있다. 당장은 너무 높고 험한 파고 같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그동안 단단히 다져온 역사를 돌아보는 것에서도 좋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새삼스럽지만 지금 우리가 만드는 것이 미래가 되고 동시에 역사가 된다. 우리 기업이 산업 현장에서 우승과 같은 승리와 발전을 지속하길 기대해본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