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세대 칩 'M4'를 탑재한 태블릿PC 신제품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다. M4는 인공지능(AI) 기능 구현에 초점을 둔 칩셋이다. 회사는 아이패드 프로를 '강력한 AI기기'라고 표현했다. AI 후발주자로 불리는 애플이 올해를 시작으로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다.
애플은 7일(현지시간) 신제품 공개 행사 '렛 루스(Let Loose)'를 열고 아이패드 프로 11인치·13인치와 아이패드 에어 모델을 공개했다. 애플이 아이패드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2022년 10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행사에서 “역대 가장 강력한 아이패드 라인업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제품은 아이패드 프로다. 아이패드 프로에는 전작에 들어간 M2칩보다 두 세대 개선된 M4칩이 탑재됐다. 작년 10월 애플 최신 노트북(맥북)에 사용된 M3 칩보다 앞선 칩이기도 하다.
2세대 3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된 M4 칩은 초당 38조회 연산이 가능한 '뉴럴 엔진(신경망 엔진)'이 들어간 게 특징이다. A11 바이오닉 칩을 통한 애플 최초의 뉴럴 엔진 대비 속도가 60배 빨라졌다.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전작보다 최대 1.5배 향상됐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속도는 최대 4배 좋아졌다.
애플은 이같은 성능을 통해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가 AI기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애플 역시 제품에 대해 '강력한 AI 기기'라고 자평했다. 아이패드 프로는 음성 내용을 문자로 바꿔주는 실시간 자막, 영상이나 사진 속 피사체를 식별하는 시각 정보 찾아보기 등의 아이패드 OS 자체 AI기능을 더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팀 밀레 애플 부사장은 “뉴럴 엔진과 M4는 어떤 AI PC의 NPU보다 더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아이패드 프로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탑재됐다. 이번 디스플레이에는 '울트라 레티나 XDR'가 두 겹으로 적용돼 화면을 최대 1000니트 밝기로 지원한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 출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AI 생태계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올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16의 경우 애플의 첫 AI폰이 될 전망이다. 애플 음성 비서 '시리'에 회사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잭스(Ajax)'를 도입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에이잭스의 매개변수나 성능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된 AI 기능은 내달 10일 미국에서 열릴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소개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공개된 아이패드 에어는 11인치와 13인치로 출시되며, 모두 애플의 M2칩을 장착했다. 11인치 판매가는 599달러, 13인치는 799달러부터다. 아이패드 프로와 에어는 이날부터 미국 등 29개 국가에서 주문할 수 있다. 현지 매장 전시는 이달 15일부터 이뤄진다. 우리나라 출시일은 미정이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