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충주시의 홍보맨이 운영하는 유튜브 소통이 화제다. 공공기관 소통에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어 고무적인 현상이다. 과연 충주시의 성과에 지속 가능할까? 고양시와 부산경찰청 사례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2013년도 이후부터 불과 몇 년 전까지 고양시는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시민의 마음과 더불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딱딱하게 운영되기 쉬운 지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자체적으로 다양한 기획을 진행했다. 그 중심에는 시만의 특성을 살려 '고양이' 캐릭터를 제작하고 고양이를 의인화한 고양이 어투의 대화체(~양)를 사용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고양시장의 고양이 분장, 고양시 홍보송 'GO 고양' 제작, 민원 콘서트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SNS 운영자 휴가를 맞아 부시장이 대신 1시간 동안 페이스북을 운영하며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등 소통에 앞장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댓글에서도 종종 시장, 부시장의 소통 마인드를 엿볼 수 있었다. 일상생활에서도 시장, 부시장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강점으로 작용됐다.
고양시의 소통활동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를 통해 가장 앞선 공공기관의 소통 롤 모델이었고, 타 공공기관에서 벤치마킹 열기가 매우 높았던 기관으로 입소문이 났었다. 지금의 충주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참여와 인기, 그리고 고양시 인지도에 성과가 있었다.
부산경찰청 또한 2013년부터 자신들만의 스토리텔링으로 공공기관 중 가장 잘 소통하는 대표적인 기관이었다. '시민과 통하는 SNS 경찰' '어느 순경의 귀요미송'으로 널리 이슈화 된 운영자를 중심으로 디지털 소통 운영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제복 입은 경찰이 부르는 귀여운 율동과 노래, 사건의 재치 있는 재구성을 통한 범죄예방과 경각심 부여, 기존 경찰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는 파격적인 활동은 소통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소통문화의 단면을 보여 주었던 우수사례로 지금도 평가받고 있다.
특히 부산경찰청 SNS 담당자의 일상의 사건을 스토리로 재구성해 올린 콘텐츠는 독창적이면서 사건 이해에 도움을 주어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매주 2~3건 주요 사건을 재미 있게 전달하면서 게재되는 글마다 수천명의 시민이 공감했고 범죄 예방은 물론 4대악 근절에도 효과를 본 성공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SNS가 담당자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모범적인 사례로 공공기관 SNS 운영의 교과서로 불렸다.
충주시 소통채널은 경쟁력이 있는 유튜브와 함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톡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가 디지털 소통효과 측정을 통해 분석해 보면 유튜브 채널만 비교우위에 있을 뿐 다른 채널은 타 지자체와 견주어서 딱히 성과를 내고 있지는 않고 평범하게 소통활동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충주시의 SNS 소통에 대한 이슈는 뜨겁다.
이유는 충주시의 유튜브 채널의 경우 공공기관 중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호응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홍보맨을 중심으로 대체로 영상은 짧게는 10초, 길어도 3분 내외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특히 공공기관의 영상의 경우 사용자들이 '길면 보지 않는다'라는 이해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가장 큰 특징은 후킹성이 있는 키워드 중심으로 클릭을 유도하고 초반에는 '공감'을 먼저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후 짧게 충주시의 정책에 대해 간결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충주시의 경우 '많은 사람들에게 우선 '충주시'를 알리자'라는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공급자 중심의 콘텐츠를 트렌드에 맞춰 제작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콘텐츠 운영방식에서 독창성과 참신함이 돋보인다. 홍보맨이라는 설정으로 개인화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슈를 선점하는 과감한 홍보방식이 통하고 있다. 또 홍보맨의 솔직하고 거침이 없는 소통방식이 흥미를 더하고 있다. 홍보맨으로서의 도전은 각종 방송과 여론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이미지를 심어주며 충주시의 브랜드는 물론 정책을 널리 알리는데도 일조하고 있다.
기존 고양시, 부산경찰청과 현재의 충주시 등 공공기관에서 이러한 우수 사례가 등장하는 이유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있다.
담당자 이외는 해당 업무에 대한 간섭 정도가 낮고, 딱딱할 것이라는 공공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민간기업보다 과감하고 재미있는 요소를 접목한 점. 실수를 해도 용인해 주는 기관장의 소통리더십, 작은 실수에 대한 기관장을 포함한 해당 기관의 뚝심, 조직이 아닌 SNS가 개인화된 채널이 가지고 있는 속성을 잘 활용하는 것 등이 성공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삐에로 분장으로 망가짐도 서슴지 않는 담당자의 결기는 공공과 기업 관계없이 이슈를 만들기 충분한 요소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기관장이 교체되고, 조직이 변경되고, 주변 환경이 변경되면 문화가 바뀐다. 해당 직원이 이동하거나 승진 등의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되면 기존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은 고양시와 부산경찰청의 사례를 통해 읽을 수 있다.
다만, SNS가 개인화된 소통공간이지만 기업(관)은 개인에 의존하는 것보다 브랜드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고객과 끊김 없는 소통을 이어가야 성과를 보장받을 수 있다. 개인에 의존하는 소통은 일시적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오히려 반감을 초래할 수 있어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매번 동일한 성과를 거둘 수는 없다. 충주시의 성과가 지속 유지될 수 있도록 먼 발치에서 응원해 주는 것이 SNS 기반 디지털 소통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충주시 유튜브 중심의 소통활동은 참고는 하되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오히려 담당자의 사소한 실수를 너그럽게 이해해 주는 일관성 있는 CEO의 소통 리더십과 유연한 조직문화가 지금은 우선이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