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8명을 태운 인도네시아 여객기가 이륙 중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해 비상 착륙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고 원인을 항공사 측의 관리 부실로 보고 있지만, 해당 항공기를 제조한 보잉에서도 최근 사고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에 제조사 측에도 관심이 쏠렸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5분쯤 인도네시아 국적항공사 가루다 인도네시아의 GA-1105편(기종: 보잉 747-400)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마카사르 술탄 하사누딘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이 비행기는 마카사르발 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행 비행편으로 승객 450명과 승무원 18명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이륙 직후 항공기 엔진에서 불꽃이 터지자 이를 인지한 조종사가 마카사르 공항으로 되돌아왔다. 온라인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활주로에서 이륙하던 비행기 오른쪽 날개 아래 엔진에서 불꽃이 발생한다. 다행히 이번 사고로 다친 승객은 없었다.
이르판 세티아푸트라 가루다 사장은 “엔진 중 하나에서 불꽃이 관찰된 후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조종사가 비상 착륙을 결정했다”며 “해당 항공편은 현재 조사 중이며, 승객들은 이날 오후 대체 항공편에 탑승하기 전 임시 숙소를 제공받았다”고 전했다.
가루다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분 60%를 소유한 국영 항공사다.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이후 경영난을 겪은 가루다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합병도 논의 중인 상황이다.
이에 현지 언론은 이번 사고가 정비 인력 부족으로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해당 비행기가 2001년 운항을 시작했다며 기체 노후화로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항공기 사고가 잦기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열악한 조종사 훈련 시스템, 여객기 정비 기술력, 항공교통통제 능력 부족 등 복합적인 이유로 다수의 사고가 접수됐다. 1945년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민간 항공사 사고만 106건에 달하며, 2305명이 사망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수년 간 자국 내 인도네시아 항공사 운영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최근 사고가 잇따른 제조사 보잉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보잉은 현재 해당 여객기와 관련한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사고와 관련이 없다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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