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스템 반도체 AI로 설계한다

(사진=케이던스)
(사진=케이던스)

코어 설계 위한 AI EDA 도입
모바일 AP 엑시노스 등 적용
설계시간 단축…성능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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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로 시스템 반도체 개발 혁신에 뛰어들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포함,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시스템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AI 설계 기술을 적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설계 효율화로 개발 기간 단축 및 성능을 향상시켜 반도체 경쟁력 키우려는 행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시스템 반도체 '코어' 설계를 위한 AI EDA 솔루션 도입을 완료했다. 코어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 등 반도체 칩에서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회로 단위(블록)다. 삼성전자의 대표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칩도 내부에 CPU·GPU 등 코어가 탑재되는데, 이를 모두 AI 기술로 설계하는 것이다.

세계 설계자동화(EDA) 시장 전망 (자료:마켓앤마켓)
세계 설계자동화(EDA) 시장 전망 (자료:마켓앤마켓)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 뿐 아니라 주요 시스템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 전체에서 AI 설계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EDA 솔루션의 다양한 AI 기능 중 어떤 것을 활용하는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미 AI 기반 반도체 설계 환경을 모두 구축했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설계할 때는 컴퓨터로 회로를 미리 그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 도구가 EDA 솔루션이다. 건축 설계도를 그릴 때 CAD(컴퓨터 지원 설계)를 쓰는 것과 유사하다.

지금까지 설계 엔지니어가 EDA를 활용, 직접 회로를 그려왔다.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만큼 설계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했다.

AI 기반으로 바꾸면 반복적인 설계 작업을 단순화하고 신속하게 처리, 회로 설계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통상 수작업 경우 몇개월까지 걸렸던 회로 설계를 AI로는 몇 시간만에 구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엑시노스
삼성 엑시노스

반도체 칩 성능을 극대화하는데도 AI가 도움을 준다. 성능(P·performance)을 높이고 전력(P·Power) 소모는 최소화하며, 반도체 칩 크기(A·Area)를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AI 기반 EDA를 전면 도입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PPA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도체 칩 출시를 앞당겨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AI 설계를 위해 시높시스 'DSO.ai'와 케이던스 '세레브러스'를 주력으로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3나노미터(㎚) 등 첨단 공정용으로 개발 중인 '하이엔드급' 시스템 반도체에 AI 설계 기능을 보다 많이 활용하고 있다. 삼성이 2~3㎚로 개발 중인 반도체는 각각 엑시노스 2600, 2500 제품이다.

AI 기술은 반도체 설계 인력난을 해소할 방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AI 설계 기술 적용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EDA 업계 관계자는 “모든 설계 인력을 AI EDA 솔루션으로 대체하기는 쉽지 않지만, 효율적인 운용·관리에는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