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기대치에 연연하기 보다는 그 과정들을 즐겁게 하면서, 점점 쌓아나가고 싶다” 엔플라잉 리더이자 배우 이승협이 '선재 업고 튀어'를 기점으로 한 적극적인 멀티행보의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 강남구 FNC엔터테인먼트 청담 사옥에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를 마무리한 엔플라잉 이승협과 만났다.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와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 드라마다.
이승협은 극 중 선재의 절친 백인혁 역으로 분했다. 한국의 '본조비'를 꿈꾸며 상경한 2008년 자감고 밴드부 기타리스트부터 2023년 이클립스 리더로까지 끊임없는 열정의 뮤지션 면모와 함께, 어리바리 캐릭터 특유의 하이텐션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 속 임솔(김혜윤 분)-류선재(변우석 분)의 로맨스를 뒷받침하는 큐피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모습은 현실 엔플라잉 리더이자, 2017년 OCN '구해줘'를 시작으로 거듭해온 이승협의 연기행보를 향한 재조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홍기·정용화·이정신 등 FNC 멀티테이너 계보를 잇는 새로운 핵심이 될 것을 기대하는 모습도 비쳐진다.
이승협은 인터뷰 동안 특유의 진지함과 백인혁으로서의 유쾌감을 아우르는 듯한 모습과 함께, '선재 업고 튀어'의 기억과 엔플라잉을 향한 애정을 동시에 드러냈다.
-캐스팅 에피소드?
▲오디션을 치렀다. 필수과제로 악기연주가 있었는데, 마침 그 과제곡이 제가 아는 '기억을 걷는 시간'(원곡 넬)이었다. 편곡해서 노래했더니 감독님께서 좋아하셨다. 그 덕에 '인혁'이가 될 수 있었다.
-실제 이승협을 연상케하는 선재의 모습과는 또 다른 톤의 '백인혁'. 어떻게 설정했나?
▲아무래도 밴드 이야기다보니 멤버들 생각도 많이 하고, 극 중 이클립스가 우리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극 중의 완전한 슈퍼스타같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웃음).
인혁 캐릭터는 극 중 능수능란한 실력의 기타리스트이자 하이텐션을 지닌 인물로서, 실제 연주연습과 함께 캐릭터를 가다듬는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텐션 측면에서는 엔플라잉 동료 재현을 떠올리면서 따라하기도 하고, 너무 과하지않은 수준에서 좀 더 망가져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도전해나가다 보니 점점 더 쌓이더라(웃음).
-시청률도 그렇지만, 이클립스로서의 음원성적도 좋은데?
▲선재의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나기'는 제가 '옥탑방'을 떠올릴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정선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감정선을 드라마 속 캐릭터나 팀 '이클립스'를 구심점으로 모두가 알게 된다는 것에 차트성적 못지 않게 신기함을 느낀다.
-비주얼 측면에서도 무대 위의 날카로움과는 조금 다른 귀여운 느낌이 큰데?
▲인혁으로서의 무대 장면은 엔플라잉 이승협으로서의 모습처럼 좀 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이고자 했다면, 그 외에는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접근하고자 했다(웃음).
이야기때마다 크고 과한 리액션이 자연스레 나오는 캐릭터로서의 모습이다 보니 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술 취한 연기를 할 때, 실제 음주상태에서 연기했다던데?
▲사실이다. 처음에 준비할 때 뭔가 자연스럽지 않고 연기하는 티가 나길래 연기선생님께 자문했더니 직접 체크해보고 하라고 조언을 들었다. 그래서 오전 10시부터 위스키를 마시며 취해가는 모습들을 노트로 적어서 익혔다.
그를 들고 현장에 가서 '30분 전에 말씀달라'고 말해둔 후 준비했는데, 리허설이 6시간 정도로 길어져서 결국 한 병 반 정도를 마셔버리게 됐다. 주량이 세지는 않은데, 연기를 해야하니까 의지를 갖고 버텼다.
-변우석·김혜윤 등 '선업튀' 동료들과의 호흡은?
▲리딩할 때부터 동년배 배우들과 함께 놀러가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들 정도로 편안했다. 특히 (변)우석은 밴드신 호흡부터 함께 해보자고 먼저 연락해줬다.
첫 촬영 전 긴장 상태였는데, 형이라도 반말을 허락할 정도로 친근하게 다가오면서 진지하게 연기호흡을 해줘서 생각만으로 가다듬고 있던 상황들을 한층 더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혜윤은 주변을 정말 잘 챙기는 사람이기도 하고, 프로다운 모습이 있다. 바닷가 신에 있어서 저보다 더 추웠던 상황에도, 몸이 아파도 계속 웃고 있더라.
전반적으로 변우석, 김혜윤 등 모든 배우들이 매 순간 현장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받아주는 노련함이 있었다.
-엔플라잉 멤버들을 비롯한 주변 반응은 어떤지?
▲작업실을 오가는 것 외에 밖에 잘 나가지 않는 제가 '이름을 잃었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인혁이 귀엽고 사랑해주신다는 말을 듣고 있다.
또 재현은 '형 덕분에 여기 계신 할머니, 병원치료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사인 받아가신다'라고 말해주고 있고, 다른 멤버들은 '안돼'하는 장면의 손모양을 비롯한 망가져 있는 제 모습을 흉내내거나 캡처하면서 놀리곤 한다.(웃음)
이밖에도 저와 회승이 가창한 OST 콘텐츠에서의 댓글이나 엔플라잉의 '선셋', '블루문' 등의 노래들을 주목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반응을 체감하고 있다.
-가장 만족하는 신?
▲제가 나온 장면으로서는 12회차 바닷가 신에서 선재가 제게 '나도 운동하는 사람인데 음악하기가 얼마나 무섭겠냐, 그래도 너랑 음악하고 싶다'라고 하는 말을 하는데, 어쩐지 모르게 엔플라잉 생각이 나더라.
또한 제가 나오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다리 위에서 선재가 내려서 솔이에게 왜 울고 있느냐라고 물을 때다. 관계도 관계인데 선재가 정말 잘생겼다 싶더라.
-연기의 재미?
▲처음에 멋도 모르고 레슨을 받았는데, '구해줘'를 찍으면서 현장에너지를 느낀 이후로는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무대 위 엔피아들과 호흡하는 것 못지 않게 연기도 재밌다.
-해보고 싶은 캐릭터?
▲뭘 해야겠다는 계획보다 '이전보다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사람들의 기대치에 연연하기 보다는 그 과정들을 즐겁게 하면서, 점점 쌓아나가고 싶다.
-활동계획?
▲넷플릭스 '엄마친구아들' 등을 비롯한 새로운 모습들을 계속 선보일 것이다. 또한 내년 2월 모두 모일 엔플라잉 멤버들과 함께 팬들과 호흡하는 기회를 구상하고 있다. 이러저러헤게 성장할 저에게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져주시기를 바란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