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이 2029년 매출 4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가 재개되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 공략과 태양전지 시장 개화 기회를 노려 글로벌 기업 규모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회장은 3일 용인 연구개발(R&D)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중장기 계획을 밝혔다.
황 회장은 “주성 매출은 2029년까지 4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자신한다”며 “그동안 회사가 저평가를 받아왔는데 합당한 기업가치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적분할, 디스플레이·태양광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내 주주총회 등을 거쳐 분할 작업을 완료하고 존속법인인 주성홀딩스(가칭)는 변경상장, 주성엔지니어링(반도체)은 재상장할 예정이다.
황철주 회장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분할이라고 강조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고쿠사이일렉트릭, 도쿄일렉트론(TEL),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ASMI 등과 비교할 때 저평가돼 있으며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3월 기준 38.75배로 국내 동종업계(42.94배)와 비교하더라도 낮다.
4조원 매출 달성에 있어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사업으로는 태양광을 꼽았다.
황 회장은 “올해 말까지 35% 발전효율의 태양전지 양산을 위한 장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해당 시장이 열리면 큰 폭의 매출 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효율을 45%까지 끌어올리도록 연구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장비 사업은 국내 투자 반등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에 있어서는 무기발광디스플레이(ILED)가 새로운 성장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도체 사업은 회사 분할 시 적정 가치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그동안 반도체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태양광 사업을 키워왔으나, 별개 회사로 분할하면 높은 수익성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황 회장은 “디스플레이·태양광 사업도 기술개발이 막바지인 만큼 물적분할로 확보하는 자금만으로도 기술 상용화까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회사 분할 시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에 따른 제재 등 사업 불확실성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세 경영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회사는 최근 분할 공시에서 아들 황은석 미래전략사업부총괄 사장을 신설회사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로 내정했다. 하지만 이는 분할 신청을 위한 가안이고, 지주사 체제 전환도 승계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