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방송통신위원회 정상화를 말한다. 누가 진짜로 방통위를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방통위가 두 쪽 나더라도 계속 싸우려는 쪽은 가짜다. 솔로몬 재판을 보면 아기를 사랑하기 때문에 아기를 양보하는 쪽이 진짜 엄마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며 10개월째 '2인 체제'로 파행 운영 중인 방통위를 손질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1호 법안도 방통위를 겨냥한다. 국회가 추천한 방송통신위원을 대통령이 즉시 임명하고 5인 위원 구성이 완료돼야만 방통위 회의가 가능하게 하는 일명 '방통위구출법'이다. 같은 당 김현 의원도 1호 법안으로 이른바 '방통위독재방지법'을 발의했다. 모두 현재와 같은 2인 체제의 방통위 의사결정을 무력화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대통령실 잘못이 가장 크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서 야당 몫 상임위원을 추천했음에도 임명을 미뤘다. 파행을 방치한 셈이다.
야당은 2인 체제 부당성을 강조하며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을 꾸준히 언급하고 있다. 탄핵이 실제로 추진된다면 여야 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달을 게 뻔하다. 오는 8월로 다가오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진 임기 만료 역시 여야 충돌을 예상하게 한다.
대화와 협치가 필요하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함께 참여함으로써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도록 규정하는 현 방통위법에 따라, 대통령실과 여야가 협의해 국회 몫 방통위원 추천과 임명을 마무리하는 게 먼저다. 합의제 원칙에 따라 방송·통신 관련 갈등 현안을 해결하자.
마침내 솔로몬왕이 진짜 엄마 손을 들어줬듯이 국민은 정부와 국회의 현명한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언제까지 방통위를 식물 부처로 내버려둘 셈인가. 사랑한다면 양보해라.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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