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과 인접한 쿠바 아바나항으로 가는 대서양에서 해군 호위함과 핵추진 잠수함을 동원한 미사일 훈련을 실시했다.
1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쿠바로 이동 중인 핵 잠수함 '카잔'(Kazan)과 호위함 '고르시코프'(Gorshkov)로 적 함선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번 훈련에는 고르시코프를 이용해 공습을 격퇴하고, 600km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는 가상의 목표물로 고정밀 미사일을 발사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이 포함됐다.
고르시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강력한 성능을 가졌다고 자랑한 초음속 순항미사일 지르콘으로 무장한 상태다.
1000km 이상의 범위에서 음속보다 9배 빠른 속도로 날아가 기존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알려진 지르콘은 순양함, 호위함, 잠수함에 배치될 수 있으며 적군 함대와 지상 목표물 모두를 타격할 수 있다.
해상 훈련을 실시한 러시아 해군 전단은 지원함 2척과 함께 쿠바 수도 아바나항으로 향했다.
쿠바 측은 이번 입항이 러시아와 쿠바 사이의 역사적 우호 관계를 반영할 뿐, 실제 핵무기는 탑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불과 180km 떨어진 쿠바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함을 이끌고 입항한 러시아의 행보에 전 세계 관심이 쏠렸다.
미국 측은 “이번 조치를 위협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미 해군은 이번 훈련을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며 이번 훈련을 “러시아가 여전히 세계적인 군사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인근 유람선에서 쿠바로 향하는 러시아 선박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러시아 해군 선박은 12일부터 17일까지 쿠바에 머물 예정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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