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사업자 등장이 또다시 무산됐다. 이번이 8번째다. 우려했던 자금 조달력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통해 가계 통신비를 낮추겠다는 정부 정책도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 과점 체제도 이어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스테이지엑스에 5G 28㎓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처분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필요서류를 검토한 결과 주파수할당에 필수인 자본금 납입이 당초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주주 구성도 신청서와 달라 할당배상법인 선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납입 증명서에 따르면 주파수 할당 신청서에 적시한 자본금 2050억원에 현저히 미달되는 금액만 납입됐다. 스테이지엑스는 올 3분기까지 납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률자문 결과 필요서류 제출 시점인 지난달 7일까지 자본금 2050억원 전액 납입을 완료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또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추가 자료에 따르면 신청 당시 5% 이상 주요주주 6곳 중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 1개뿐이다. 다른 주요주주 5곳은 지난달 7일까지 자본금 납입을 하지 않았다. 기타주주 4곳 중 2곳도 납입하지 않았다.
구성주주 및 구성 주주별 주식 소유 비율이 앞서 제출한 신청서 내용과 상이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자금 조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서약 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할당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9일부터 23일까지 3차례 걸쳐 구성주주들의 자본금 납입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요청했으나, 스테이지엑스는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지위 확보 이후 출자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강 차관은 “스테이지엑스가 주장하는 자본금 조성을 신뢰할 수 없으며, 할당 신청서에 적시된 자본금이 적절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주파수 대금 잔액 90%(3871억원) 납부와 설비 투자, 마케팅 등 적절한 사업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비 제조사 등 협력사, 투자사, 이용자 등 향후 예상될 수 있는 우려사항을 고려시 할당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법률자문과 전파정책자문회의 자문을 거쳤다고 부연했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에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처분 예정을 사전 통지하고, 향후 행정절차법에 따른 청문을 거쳐 선정 취소 처분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2010년 이후 제4 이통사 선정이 무산된 것은 이번이 8번째다. 28㎓ 기반 리얼5G 서비스로 고착화된 통신 시장을 혁신하겠다고 밝힌 스테이지엑스는 자금조달 계획 신뢰성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시장 우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회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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