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AS와 JOINT2.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일본의 '연합체'다. SATAS는 지난달 발족했다. 반도체 후공정 자동화·표준화 기술연구조합이 정식 명칭으로, 레조낙·신에츠폴리머·오므론·야마하모터 등 14개 일본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이 힘을 합쳐 발족했다. 인텔도 합류, 2028년까지 첨단 패키징·테스트 등 후공정 자동화 기술을 실용화할 계획이다.
SATAS만 놓고 보면, 반도체 후공정에 대응한 미·일 간 협력 사례 중 하나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시계 바늘을 지난 2021년으로 돌려보면, 이상징후가 감지된다. 바로 JOINT2 설립이다. 레조낙·아지노모토·다이닛폰인쇄(DNP)·파나소닉스마트팩토리솔루션 등 12개 기업이 2.5D·3D 등 차세대 패키징 기술 협력을 위해 창설했다.
JOINT2 발족 후 바다를 건너 들려오는 소식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현지 상황은 다른 듯 하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패키징에 대응, JOINT2 중심으로 뭉쳤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며 “일본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자기네들 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ATAS와 JOINT2는 첨단 패키징 시장을 향한 일본 기업들의 의지가 반영됐다. 반워낙 소부장 역량이 뛰어난 일본인 데, 각개전투하지 않고 기업간 '동맹' 체제로 나선 것이 위협적이다.
회로 미세화 한계를 극복, 반도체 성능을 고도화할 방법론으로 급부상한 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은 분명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 같은 협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가 있음에도 일본과 같은 동맹이나 연합은 묘연하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은 '생태계'다. 탄탄한 소부장과 반도체 제조사의 끈끈한 협력만이 탄탄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첨단 패키징도 마찬가지다. 수요·공급을 아우르는 우리만의 독자 생태계가 중요하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