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800선을 돌파했다. 2년 5개월만이다. 그간 미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에도 큰 변동이 없던 국내 증시도 이제서야 다시 꿈틀대는 분위기다. 외국계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돌아오면서 증권가에서도 3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37% 상승한 2807.63으로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월 이후 29개월만에 2800선을 넘겨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이 열리자마자 2802.10을 기록하며 2800선을 넘겨 거래를 시작했다. 코스피 전일 대비 1.21% 상승하며 연고점을 기록한 뒤 이날도 외국인 매수세 속에 꾸준히 2800선 위에서 거래를 이어갔다. 다만 개인의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상승세는 다소 제한적이었다.
간밤 미국 증시가 휴장하며 국내 증시에 마땅한 재료가 없는 가운데 반도체 투자 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4782억원어치, 기관이 166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은 569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금리 결정 앞두고 국내 증시도 관망심리 우세한 가운데 보합권 등락 끝에 지수 차별화됐다”면서 “외국인 매수세 대부분 전기전자 업종으로 유입되며 반도체 강세 및 쏠림 유지되었으나 신고가 랠리 이어왔던 현대차와 기아는 매물 소화 진행되는 등 대형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0.49%)와 SK하이닉스(1.71%), KB금융(2.41%) 정도만 상승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3만7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신고가를 재차 다시 썼다.
이 밖에 영일만 석유 개발 소식에 따른 기대감에 영일항만 지분 15.3%를 보유한 코오롱글로벌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인구 국가비상사태' 선언 발표 소식에 기저귀류와 물티슈를 생산하는 깨끗한나라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가 2800선에 안착하면서 하반기에는 30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0.43% 하락한 857.51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81.8원)보다 2.8원 오른 1384.6원에 마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