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크고 작은 비용을 들여가면서 마케팅을 왜 하는 걸까? 또, 영업활동은 왜 하는 걸까?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마케팅 활동의 시작은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이다. 그리고 브랜드를 판매해 매출을 올리는데 목적이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도 마케팅 관점에서 구민, 시민, 국민과 소통하고 있어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정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정책마케팅 활동은 이미 오래 전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LG전자가 온라인 상에서 알고리즘을 통해 긍정 콘텐츠를 확산하는 '소셜 미디어, 미소로 채우다(Optimism your feed)' 캠페인은 LG전자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을 담은 성공적인 소셜브랜딩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삶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와 도전, 희망 등을 담아 제작한 영상을 통해 사용자의 콘텐츠 시청 패턴에 따라 변화하는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을 활용, MZ세대들의 주요 소통 공간인 소셜 미디어에서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캠페인 영상은 공개된 이후 3주 만에 조회수 12억뷰를 돌파했다.
또 LG전자는 'Life's Good' 브랜드 슬로건을 적용한 손 하트 필터를 활용해 나만의 긍정적인 순간을 담은 사진을 올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챌린지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10개 국가의 다양한 인플루언서들을 필두로 론칭 나흘 만에 글로벌 전역에서 21000명이 참여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LG전자와 같이 이윤추구와 병행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고객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SNS와의 융합은 고객과 함께 하는 소셜브랜딩을 통한 마케팅을 추구할 수 있어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회와 소통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활동, 전문분야를 통한 사회와의 지식 나눔 소통, 안전한 사회를 위한 소통, 행복한 사회를 위한 캠페인 등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 연계로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고객에게 어떤 기업으로, 제품으로 기억되어, 구매를 유도할 것인가? 이제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마케팅의 궁극적 목적은 브랜딩으로 귀결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한 목적으로 기업(관)에서는 비용을 투입해 광고, 홍보를 진행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고객과 브랜드가 관계를 형성하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브랜딩이라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이나 K팝처럼 브랜딩이 확실히 되었다면 관련 마케팅과 영업활동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소셜미디어가 마케팅의 중심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지도 벌써 15~16년의 시간이 흘렀다. 어떠한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세일즈 프로모션, 홍보이벤트 등 얼마나 많은 소셜마케팅을 시도했었나.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소셜마케팅으로 성공한 사례들도 꽤 많이 나왔지만, 안타깝게도 실패한 사례가 더 많다.
이젠 조금 길게 호흡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로 금방이라도 판매실적을 늘릴 것 같이 시작했었고, 갖가지 이벤트로 브랜드 인지도가 고객의 머릿속에 금방이라도 꽉 박힐 것 같았지만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다.
실패는 아니다.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길게 보자. 아마도 소셜미디어를 매개로 한 소셜마케팅이라는 개념은 고객과의 관계가 유지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소셜미디어 시대 이전의 영업, 마케팅, 브랜딩의 관계처럼, 소셜미디어 시대에도 소셜브랜딩으로 가야 한다. 브랜딩이 잘되면 마케팅이 필요 없듯이 소셜마케팅에서 소셜브랜딩으로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브랜드미디어를 가꾸어 갈 필요가 있다.
소셜브랜딩은 단타가 아니라 장타이기에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이 소셜브랜딩의 핵심은 고객관계성이다. 즉, 고객과 브랜드와의 관계를 제대로 구축하는 것으로 브랜드에 대하여 고객이 우호적인 마음을 지니게 하고 소셜미디어에서 우호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마음을 사로잡는 걸 의미한다.
이 고객관계성을 공공히 하기 위한 소셜브랜딩 전략과 로드맵이 수립되어야 한다. 소셜미디어는 1인 미디어이기에 누구나 간편하게 계정을 만들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양방향 대화나 정보를 교류할 수 있어 도입 초창기에는 계획보다는 실행에 중심을 두고 운영해 왔다. 비교적 쉬운 소셜미디어이기에 고객관계성을 높이기 위해 효과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그저 앞선 기업의 활동모습을 벤치마킹하거나, 일부 전문가의 코칭을 받아가며 계정을 만들고, 담당자를 지정하고, 대화할 상대를 찾고자 내부직원부터 동원하고, 고객참여수를 높이기 위해 각종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식으로 진행해왔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소위 윗선에 뭔가 보여 줘야 하는 조급증이 앞섰기에 전략이나 계획없이 실행중심과 아웃풋 중심의 마케팅으로 진행해왔다.
이제는 현업에서도 소셜미디어 실무자들은 '실행만 있고 전략이 없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일부에서는 소셜거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어 고객관계성을 핵심으로 하는 소셜브랜딩 전략과 실행 로드맵이 촘촘하게 마련돼 있어야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
15년 전에 시작된 소셜미디어는 제작과 유지비용 절감 효과와 직접 대면하는 눈에 보이는 고객과의 실시간 교류를 통한 친밀한 관계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최적의 소통도구로 손색이 없지만, 전략의 부재로 인한 단기적인 운영방식은 한계성를 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단기적인 운영방식을 버리고 고객관계성을 기반으로 하는 전략적인 소셜브랜딩 접근방식과 측정이 가능한 목표지향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