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가운데 여당 몫으로 남은 7개 상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22대 국회가 출범한 지 25일 만이다. 다만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의총을 열고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최종적인 당의 의견을 수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 대국민 입장발표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 등원을 결심하였다”며 “원 구성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의석수 비율에 따른 7개 상임위원장을 맡아 민생 입법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를 이재명의 국회가 아니라 국민의 국회로 돌려놓겠다. 민생을 위해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의총에서는 민주당이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을 맡아서 국정운영의 책임감을 부여줘야 한다는 의견과 18개 상임위워장을 민주당에 모두 넘겨서라도 강경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독단적이고 무도한 행태에 맞서 '국민의힘이 더 강력하게 저항하고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잘 알고 있고, '지금 복귀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며 강경 투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저 역시 누구보다도 싸우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러나 민주당이 장악한 법사위, 과방위 등의 11개 상임위가 무소불위로, 민주당의 입맛대로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나머지 7개 상임위 역시 정쟁으로만 이용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며 “정쟁만 일삼는 민주당과는 달라야 한다”며 수용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여야는 전날까지도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재로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외교통일·국방·기획재정·정무·여성가족·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정보위 등 7개 상임위원장 직을 받아들이기로 최종 결정했고, 이번 주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중진급 의원 중 누가 배치될지도 관심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헌 당규상 선출 절차가 있어서 상임위원장 선출에 최소 3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상임위 '보이콧'도 바로 해제될 전망이다. 특히 상임위가 정상 가동될 것으로 예정되면서 '채상병 특검법' 등 쟁점현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대응 방식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편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원 구성 협상 실패 등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사의 수용 여부는 국민의힘 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내 의원들이 굉장히 가슴 아파한다”며 당분간 원내대표 직무는 임시로 자신이 대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