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예년만 못하네요. 옛날에는 항상 기대하게 했는데, 이제는 일반 기업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애플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2024에 대한 업계 관계자의 감상평이다. 이 관계자는 애플이 야심 차게 공개한 인공지능(AI)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와 다른 기업 AI 서비스 차이점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혁신'을 주도하던 과거 애플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찾기 어려울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 애플이 공개한 AI 서비스는 어디서 본 듯한 인상이 강했다. 텍스트 요약 및 재가공 기능, 키워드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이미지플레이그라운드' 등 국내외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해결 가능한 기능들이 대부분이다. 애플이 17년 만에 도입해 주목을 받은 '통화 중 녹음' 기능 역시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애플이 차별점으로 내세운 오픈AI '챗GPT'와 음성비서 '시리(Siri)'의 결합 역시 챗 GPT 앱을 사용하면 그만인 기능이다.
이런 지적은 비단 애플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최초로 AI 스마트폰을 내놓은 삼성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통화 중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제외한 갤럭시 AI 기능들 대부분도 기존 앱 플레이어들의 기능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스마트폰 화면에 '원'을 그리면 정보가 나오는 '서클 투 서치'는 구글 사진 검색으로 대체할 만하다. 후발주자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AI 기능은 특별히 내세울 만한 특징조차 보이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진정한 AI 스마트폰이 나오기 위해선 현재 스마트폰 앱 생태계를 깨트릴 '한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독창적인 기능이 담긴 AI 기능을 스마트폰에 내재하고 기존 앱과 차별화를 꾀해야한다는 것이다. AI시대를 주도할 진짜 스마트 폰이라면 단순하게 스마트폰에 AI를 묻히는 정도의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